한 학기가 저물어가기까지 앞으로 한 달, 필자가 앞으로 <건대신문>에 힘을 쏟을 시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본사 사진부 기자가 되어 처음 사진을 배우면서, 그리고 사진부장으로서 사진을 후배들에게 가르치면서 '구도'라는 말을 참 많이 쓴다. 또한 처음에 사진을 접하면서 고민이 되는 부분 중에 하나가 '구도'이고, 알 것 같기도 하면서 어려운 것이 '구도'다. 시중에 '사진구도'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고, 사람들은 책을 보거나 인터넷에 있는 사진구도에 대한 정보를 접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구도를 익힌다. 구도?

'구도. [명사] <미술> 그림에서 모양, 색깔, 위치 따위의 짜임새. 예) 구도를 잡다'

이것이 구도에 대한 사전적 정의다.

구도를 말하면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일까. 바로 ‘틀에 박힌 구도’다. 사진기자로서 늘 찍는 사진이 어느 순간 틀에 박혀 그 이상으로 찍히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을 때, 그 사진은 그 순간부터 죽은 사진이 된다. 한 장만 보면 괜찮다고 할지 모르지만 다른 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나열해서 보면 하나 같이 틀에 박혀 있다고나 할까.

우리가 사는 세상 또한 일정한 구도가 잡혀 있고, 그 구도 안에서 돌아간다. 틀에 박힌 구도를 깨려는 사람이 있고 지금의 틀을 더욱 유지하려는 사람이 있다. 앞에서 필자는 ‘틀에 박힌 구도’가 가장 무섭다고 했다. 사진처럼 사람도 이 세상도 마찬가지다. 사람이든 세상이든 틀에 박혀버리면 죽은 인생, 죽은 사회가 된다. 틀에 박힌 구도를 벗어나는 기쁨은 독자 여러분들도 경험해 봤을 것이다. 가령, 방 안에 책상, 책꽂이, 옷걸이, 침대 등이 있는데 어느 날 방청소 할 겸 배치를 바꾸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방안에 여러 물건들의 구도가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배치가 바뀌었을 때 방 안이 깨끗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생활을 시작할 때 틀을 벗어난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대학 학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거나 이야기해 봤을 소위 ‘다군 콤플렉스.’ 술 마시면서 우리대학에 온 이야기를 해 보면 늘 ‘난 여기 올지 몰랐어. 가, 나군 떨어져서 여기 왔어’라는 이야기가 90%이상이다. 처음부터 다군에 희망을 걸고 온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구성원 대부분이 그렇다. 다군이라는 틀에 박혀서 우리대학은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 머물게 되는 것. 그런 구도로 머물게 되는 것이 가장 무섭고 두려운 점이다.

어느새 11월에 접어들었다. 슬슬 남은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겨울방학에는 무엇을 할지 생각하는 시점이다. 남은 2달 동안 이런 결심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내 안에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보자. 기존의 틀을 깨버리는 새로운 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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