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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보는 사회, 재미와 미신 사이
이지은 기자 | 승인 2008.01.04 00:00

“점이요? 그냥 재미로 보는거죠~”
젊은이들 사이에 점보는 것이 인기라서 대학가는 물론이고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강남, 종로 등지에서도 사주, 타로점 보는 곳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주, 타로점을 보는 노점상이 즐비한 강남역 7번 출구. 회사원 김대영씨는 친구와 함께 사주를 보고 나오는 길이다. “평소 사주를 즐겨 보는 것은 아니고 별 관심도 없었어요. 오늘은 심심해서 시간 때우려고 봤죠.” 좋은 말만 해줘서 좋기는 한데 신빙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는 그. 나중에 다시 돈 내고 보기에는 아깝다고 손을 내젓는다. 강남역에서 만난 또 다른 일행은 내내 즐거운 표정이다. 전반적인 인생운을 봤다는 회사원 최은정씨는 “사주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데 가끔 재미로 보긴 해요”라고 말한다. 그녀는 “모두 믿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기분 좋고 재밌으니까 다음에도 또 보러 올 것”이라고 하며 미소를 짓는다.

▲ © 이현자 기자

“기분전환 삼아 즐겨 보고 있어요.”
앞서 말한 강남역 근처에는 유명한 사주, 타로점집이 많다. 어떤 곳은 점을 보기 위해 한 시간씩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점을 보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평소 타로점을 즐겨본다는 ㅂ양을 만나 들어보았다. 서울교대 1학년에 재학 중인 ㅂ양은 “학교가 강남역과 가까워서 자주 이곳에 놀러와 친구들과 타로 점을 보러간다”며 “타로점을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고 재미삼아 본다”고 말했다. “주위에 점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은 그냥 결과만을 믿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이런 곳에서는 보러 온 사람 기분 맞춰서 좋은 말만 해주니까 더 믿기 쉽죠.” 여대생이다 보니까 주로 연애운이나 애정운을 많이 물어보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자꾸 가다 보니 ‘모임을 많이 가져라, 남자가 많은 곳에 가라’ 같은 식상한 말들을 반복하는 게 보여서 요즘엔 발걸음이 뜸해졌단다. “물론 앞으로도 점 보러 갈 생각은 있어요. 점이란 게 심심하고 울적할 때 기분전환 삼아 보면 재밌고 좋잖아요!”


“점, 맹신하면 독이에요.”
점을 즐겨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점보는 데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다. 우리 대학 황윤희(예문대ㆍ시각디자인1)학우는 “사주든 타로든 점에 아예 관심이 없다”며 “재미로 그냥 보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내가 그런 것들을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점을 볼 생각은 별로 없어요. 운세나 사주가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넘치는 부분은 더욱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그것들을 무조건 맹신해서 끌려 다니는 것은 정작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연세대 사회과학부 ㅎ군도 이와 비슷한 생각이다. 여태껏 비용을 지불하고 점을 본 적이 없다는 그는 “원래 점이란 걸 믿지 않는다”며 “점을 맹신하면 그 틀 안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고 자기 발전도 없으며 재미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의미하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점괘가 좋으면 자신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게 되고 무조건 낙관하게 되며, 나쁘면 쉽게 좌절하고 실망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인생은 사주가 아니라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매일 다른 사람의 점를 봐 주는 사람은 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대학가 한 사주카페를 찾아 운명을 점치는 사람의 이야기들 들어보고 점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 조언도 얻어 봤다. 건대 주변 ‘ㅅ’ 사주카페 마스터 조민교씨. 원래 방송작가였던 그는 친구의 소개로 이 카페의 매니저를 알게 돼 사주보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힘들지만 보람 있고 재미있어요. 돈만 보고 한다면 절대 선택할 수 없는 직업이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만족을 느껴요.” 26살이면 사주보는 사람치고는 나이가 젊다는 말에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사주보는 것에도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흔히 ‘여자가 역마살이 끼면 안 좋다’라고 하는데 현대 사회에서는 활동적인 커리어우먼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주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한편 장점은 발전시키고 단점은 고치게 하는 삶의 길잡이가 되어야 해요. 무조건 맹신하면 안 되죠. 대한민국에서 동일한 연월일시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사주가 같아요. 그렇다고 그 사람들 인생이 다 똑같은 건 아니잖아요? 인생은 자신의 노력이나 역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는 손님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편하게 사주를 보고 갔으면 좋겠다는 당부 또한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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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jieun@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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