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ㆍAI, 인간이 초래한 재앙

   “휴, 먹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네.” 한숨 섞인 이 소리, 최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소리다. 광우병과 조류독감 파동으로 인해 먹거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부터다. 주말마다 청계광장에서는 미국 쇠고기 개방 반대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으며, 서울에서 조류독감으로 의심되는 조류가 발견되면서 쇠고기와 닭고기 소비는 현저하게 줄었다. 쇠고기와 닭고기 가격이 약 10% 정도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무려 50-70% 정도 급감했다고 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로 인해서 국내 축산농가 농민들의 이마에는 주름살이, 입술 사이로는 한숨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 2008년 오뉴월, 청계광장과 시청광장을 뜨겁게 달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왜 먹거리를 위협하는 병은 생겨나서…’라며 가축을 원망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병의 근본적인 원인이 ‘사람이 만든 재앙’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소와 닭이 대량으로, 또 소비자의 입맛을 위해 키워지는 과정에서 병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 눈물을 흘리는 소. 소도 고통을 느낀다 출처. 네이버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듯이 광우병은 본래 양의 질병인 ‘스크라피’에서 유래됐다. 스크라피는 정상적인 양에게 발병하는 병인데, 초식동물인 소가 스크라피에 걸린 양 사료를 먹으면 광우병이 발생한다. 그런데도 축산업자들이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이유는 “동물성 사료를 먹은 소의 육질이 풀만 먹은 소보다 훨씬 부드러워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식물성 사료로 키우는 비용이 동물성 사료를 쓰는 비용보다 비싸다’는 것도 축산업자가 동물성 사료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 비좁은 사육장은 닭의 스트레스를 배가 시킨다. 출처. 네이버

 조류독감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닭의 사육환경은 오래 전부터 문제시되어 왔다. 몇 년 전에는 일부 양계농가의 사육환경이 고발된 적도 있었다. 가로×세로가 각각 30㎝ 남짓한 공간에 닭 세 마리를 우겨넣어, 한 마리는 아예 다른 두 마리에 깔려 사는 처지였다. 스트레스를 받은 닭이 서로를 부리로 쪼아대면 주인은 닭들의 부리를 잘라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과정에서 조류독감이 나타나게 된다고 본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다른 생명을 끝없이 탐하는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이 결국은 다시 인간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먹거리의 위기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채식주의’가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유전자 변형 옥수수 등 채소 중에도 안전이 입증되지 않은 것이 많지만 ‘일단 광우병과 조류독감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건대신문>이 307명의 학우들을 대상으로 이틀 동안 실시한 스티커 설문결과에 따르면, 42.6%에 달하는 131명의 학우들이 ‘채식주의에 관심 있다’고 밝혔다. 26.7%는 ‘관심 없다’, 30.6%의 응답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원복 대표는 “광우병ㆍ조류독감 파동 전에는 한국채식연합 사이트(www.vege.or.kr) 방문자 수가 하루 평균 2,000여 명 정도였지만 최근엔 6,000~7,000명 정도로 대폭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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