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우리대학 홈페이지를 통해서 2007년도 대학회계 결산서가 공지됐다. 2007년도 대학회계 예산서와 이번에 공지된 결산서를 비교한 결과, 대학본부의 재정운영에서 크게 세 가지의 의문스러운 점을 발견했다.

이월적립금, 왜 남을까
이월적립금이란 차기이월자금과 적립금을 통칭하는 용어다. 이 가운데 ‘차기이월자금’이란 예산이 책정된 그 해에 사용되지 않고 다음 해로 이월된 자금을 말한다. 차기이월자금의 액수가 많이 발생할수록, 예산편성이 비합리적이거나 대형사업에 대한 예측이 잘못됐다는 비판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대학은 작년에만 총 328억 원의 이월적립금이 남았다. 전체 예산 중 10.9%, 등록금 수입의 16.9%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월 적립한 것이다. 305억 원은 작년에 쓰이지 못한 채 올해로 지출이 미뤄진 차기이월자금이다. 이에 대해 이병우 기획예산팀장은 “충주캠퍼스에서 차기이월자금이 많이 남았다”며 “(서울캠퍼스의 차기이월자금도) 신축건물의 완공이 예상보다 더뎌 작년에 건설비를 지출하지 못하고 이월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기타적립금, 무엇을 위해 적립했나
적립금에는 ▲연구적립금 ▲건축적립금 ▲장학적립금 ▲기타적립금이 속한다. 기타적립금은 차후 용도를 정하기로 하고 먼저 적립한 기금을 말한다. 그런데 기타적립금 중 125억 원 정도가 지난해에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출내역이 따로 표시돼있지 않아 이 금액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기타적립금이 ▲발전기금 ▲출판사업기금 ▲연구기금 ▲도서확충기금 ▲실험기기확충기금 ▲일감호정화기금 ▲체육기금 ▲장학기금으로 쓰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정한 목적 없이 기타적립금을 많이 적립해두는 것도 잘못된 예산편성으로 지적할 수 있다. 우리대학은 2007년도 2월 말까지 전체 누적적립금의 84%에 달하는 234억 원을 기타적립금으로 쌓아왔다.

등록금 수입 부문에서의 초과수입 발생
등록금 수입 부문에서도 작년 예산서에 책정된 금액보다 132억 원 초과수입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초과수입이 발생한 경우는 2007년도뿐만이 아니다. 등록금 수입 예ㆍ결산 분석 결과, 지난 2005년과 2006년에도 각각 112억 원, 86억 원의 금액이 추가로 들어왔다. 여기서 대학본부가 수입예산을 의도적으로 축소, 편성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병우 기획예산팀장은 “학생들의 등록률이 낮거나 기부금이 적게 들어올 때를 대비해 보수적으로 예산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액차이가 심하다는 학생들의 지적을 받아들였다”며 “2008년도 예산은 2007년도 등록인원을 그대로 반영해서 책정했다”고 전했다.

어두운 등록금 전망, 법인전입금의 축소
법인의 지원은 2006년 414억 원, 2007년 364억 원, 올해 193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문제는 대학본부의 2년 전 전망과는 다르게 법인전입금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앞으로의 등록금 전망이 어두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윤상 법인예산계장은 “지난 몇 년간 법인은 대학발전을 위해 많은 건물들을 신축했지만 이런 대형투자를 계속 이어가면 법인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학본부가 매년 등록금협의회에서 학우들에게 약속한 스타시티의 수익은 어디로 간 것일까? 지난 2006년, 대학본부는 <건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년 후에 (스타시티의) 거의 모든 건설공사가 마무리되는 시기에 법인전입금도 대폭 늘어날 것이다”고 예측했다. 건국AMC 오중근 사장 또한 지난 2007년, “(수익사업을 통해) 매년 이자만 150억에서 200억이 생기며 법인전입금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수익사업을 통해 법인전입금이 확충되리라고 믿은 학우들의 기대와는 달리, 대학본부의 이러한 낙관은 결국 빗나갔음이 밝혀졌다. 이병우 기획예산팀장은 “안정된 수익이 정착되려면 적게는 3년, 많게는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의 기대가 컸던 것”이라고 전했다. 법인의 수익사업에 대한 대학본부의 오판을 인정한 셈이다.

등록금투쟁, 어디로 가고 있나
장안벌의 등록금투쟁은 잠시 걸음을 멈춘 상태다. 지난 4월 성사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등록금동결을 대학본부에 계속 요구하기로 결정됐지만, 3월 6일의 ‘등록금투쟁 선포 기자회견’ 이후 학생사회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등록금투쟁위원회도 아직 별다른 활동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곽철은(공과대ㆍ기계공4) 총학생회장은 “등록금협의회 전에는 모두가 등록금투쟁에 찬성했었지만 4월이 지나니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며 “계속적으로 등록금투쟁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더 많은 학우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등록금투쟁위원회를 ‘교육지킴이’로 명명했다”며 2학기 등록금을 내기 전에 다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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