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학우 3인과 함께 한 어학연수 체험 대담

어학연수,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학연수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실제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우리대학 학우들과의 대담자리를 마련했다.

사회는 본사 박수현 문화부장(아래 ‘박’)이 맡았다. 패널로 참가한 신선운(상경대ㆍ경제2)양은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정수호(공과대ㆍ미생물2)군은 미국, 전하용(정통대ㆍ전자공3)군은 호주에 갔다왔다. 어학연수를 다녀와 얻은 좋은 점, 부족했던 점 등에 대해 다양한 대화를 나눠봤다.

박 : 외국에 다녀온 사람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외국에 대한 환상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실제로 가보시니까 어땠나요?

전하용(아래 ‘전’) : 외국에 나가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자취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활적인 측면에서 혼자 해결해야 하는 부분에서 환상이 많이 깨졌어요. 외국인들에 대한 환상이 깨진 건 오히려 좋았어요. 더 친해질 수 있었거든요.

신선운(아래 ‘신’) : 그런데 10명이 외국에 간다고 하면 10명 다 느끼는 것이 달라요. 하지만 보통 첫인상으로 그 나라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요.

박 : 어학연수를 가기 전 첫 마음가짐은 어땠나요?

신 : 회화 위주로 배우려고 갔는데, 말이 잘 안 늘더라고요. 저의 경우에는 2개월 정도 지나니까 제가 알고 있던 문법을 쓸 수 있는 정도가 됐지만, 그 후부터는 잘 안 늘었어요. 사람들 말로는 6개월이 지나면 회화 능력이 다시 향상된다고 하는데 전 그때 다시 한국으로 왔어요.

전 : 대학교 입학 당시에는 영어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친구 따라 영어동아리에 들어갔다가 영어를 잘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어학연수를 결심하게 됐죠. 선배들만큼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것이 목표가 됐어요.

정수호(아래 ‘정’) : 저는 군대 전역하자마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미국에 갔어요. 한국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영어독해’보다는 미국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직접 체험도 많이 하고 이곳저곳 둘러보기도 했어요. 외국인들이랑 어울리며 듣기, 말하기 중심으로 공부하려 했죠.

박 : 실제로 어학연수를 가면 교실에 한국인이 많아서 외국인 친구를 사귈 기회가 사라진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가요?

전 : 저는 처음에 중간 정도 수준의 반에 배정받았어요. 그런데 12명 정원인 반에 10명이 한국인이고 2명이 일본인인 거예요. ‘여기에 왜 왔나’ 하는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점점 반이 올라가다 보니,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반에서 공부하게 됐어요.

정 : 전 처음에 8단계 중 4단계 반에 들어가서 공부했어요. 한국인 4명, 일본인 4명, 대만인 4명이었는데 한국인을 보니까 가족 상봉한 것 같았어요. 처음 1~2개월 동안은 한국인을 보면 반가웠지만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나중에는 한국인들과는 인사 정도만 하고 현지인들과 어울려 지냈어요.

박 : 귀국 후 부족했던 점을 어떻게 메우려고 노력하셨어요?

신 : 지금도 계속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쓰든 안 쓰든 어느 정도 수준 높은 영어를 해보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단어를 많이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 : 제가 배우는 전공에서 영어가 그렇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진 않아요. 그냥 살면서 외국생활을 경험해본다는 의미로 간 것도 있어요. 영어실력을 유지하려고 학원도 다니고 공부도 했지만 힘든 것 같아요.

정 : 귀국하고 반년 정도 지나니까 배워온 걸 점점 까먹더라고요. 토익 책 펴놓고 혼자 공부하다가 요즘은 미국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박 : 아직 어학연수를 가보지 않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정 : 제가 만약 어학연수를 다시 가게 된다면 사람들을 많이 만날 것 같아요. 같은 미국인을 만나도 일상적인 단어들보다 고급단어들을 많이 쓰고 토론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미국인들의 시각은 어떤지 공부도 하고 싶고요.

전 : 전 처음에 적극적이지 못해서 사람들에게 많이 다가가지 못했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말을 할 수 있을 때부터 외국인들에게 다가갔었죠. 처음부터 적극적이었더라면 영어실력이 더 많이 늘었을 것 같아요.

정 : 전 공무원시험, 사법고시 등을 준비하는 사람은 어학연수를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돈 낭비, 시간낭비예요. 반대로 외국계기업이나, 국제기구 등 영어를 쓰는 쪽으로 진로를 정한 사람들에게는 한 번 다녀오라고 말하고 싶어요.

전 : 그래도 다녀오는 것이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저는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서 그들의 생각도 알게 되고, 여행을 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외화낭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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