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학사구조조정 반대 퍼포먼스 진행

10월 8일 이른 아침 8시 30분부터 학내에 ‘21세기 학교’라는 포스터가 인쇄된 종이가 퍼지기 시작했다. 바로 학사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문과대 학우들의 이야기가 담긴 인쇄물이다. 정치대 학우들도 함께 학우들에게 문과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인쇄물을 나눠줬다.

아침 일정이 끝나고 낮 12시가 되자 학생회관 앞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학우들이 서서히 모여들었다. 학생회관 계단 앞에 모인 학우들은 ‘소귀에 경 읽기 - 말이 통하지 않는 학교’라는 현수막을 내건 후 검은 상여를 들고 장례식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상여 속에 든 것은 ‘故학생자치권’으로 학생들의 자치권을 무시하는 학교사회에 일침을 가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8일 학생회에서 진행한 퍼포먼스 @양태훈 기자

문과대 박병민(EU문화3) 학생회장은 “학생들을 위한 행정이 되어야 한다”며 “학생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은 없기 때문에 일방적 학사구조조정에 맞서 열심히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학생회관에서 시작된 장례행진은 행정관과 홍예교 등 학내 여러 곳을 거쳐 다시 학생회관으로 돌아와 마무리됐다.
상여를 트럭에 실은 문과대 학우들은 한 숨을 돌리고 나서 광화문에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아래 교과부)를 향해 이동했다. 늦은 2시에 열린 교과부 앞 시위는 교육권을 보장해 달라는 학우들의 바람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문과대 학우들이 교과부 앞에 도착하자 그들을 맞아준 것은 의경과 경찰들이었다. 의경들은 시위에 참가한 학우들의 주변을 둘러쌌다.

@양태훈 기자

우리대학 학우들은 교과부 옆 인도 위에 ‘제상’을 차려놓고 그 위에 ‘학생의 자치권’, ‘EU문화정보학과’, ‘히브리ㆍ중동’이라고 쓰인 피켓을 올려놓은 뒤 장례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곽철은(공과대ㆍ기계공4) 총학생회장은 “발전이란 미명 아래 학교가 죽었구나… 순수문학 없는 학교가 발전할 수 있을까… 삼가조의를 표한다”며 조의문을 발제했다.

뒤이어 학우들은 순서대로 절을 하며 퍼포먼스를 계속했다. 문과대 박병민 학생회장은 “교육권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교육권을 빼앗아가는 학교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우리의 행동을 너무 막는다”며 현실을 개탄했다.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한다”는 성명서를 낭독한 후 학우들의 발언이 시작됐다. 한종철(문과대ㆍ히브리중동3)군은 “히브리ㆍ중동학과, EU문화정보학과는 이대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며 “대한민국 교육이 바로 서는 날까지 저와 우리 동기들이 보여줄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문과대 학우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수의과대와 법과대, 정치대 학우들도 함께 했다. 정치대 학우들은 ‘우리 하나 되어’라는 민중가요에 맞춰 율동을 하기도 했다. 이날의 교과부 앞 시위는 교육권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학우들의 바람을 잘 보여줬다. 학우들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외침을 끝으로 시위를 마무리했다.

   
@양태훈 기자

안녕하세요? 팝콘 운영자 여러분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