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의욕 떨어뜨리는 장학지급기준, 실력있는 외국인 학생선발 필요

우리대학은 ‘시대를 앞서는 지성, 세계를 향한 도전’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많은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우리대학의 외국인 학생 입학은 나날이 늘어 내년 9월쯤에는 1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우리대학의 ‘국제화의 질’과 외국인 학생들의 ‘학습의 질’ 모두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외국인학생에 대한 장학규정과 입학전형이다.

낮은 장학지급기준, 역효과 불러올 수 있어

외국인 학생들이 입학할 대학을 정할 때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장학제도다. “한국의 다른 대학에 비해 장학금이 많기 때문에 우리대학에 입학했다”는 어느 외국인 재학생의 말을 통해 우리대학의 장학제도가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우리대학 외국인 학생 장학규정은 “언어교육원에서 시행하는 ‘한국어 능력시험’에 합격해 본과에 등록한 순수외국인에게는 수업료의 50%를 감면한다”고 정하고 있다. 단, 직전학기 평점 2.0 이상, 15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계속적으로 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낮은 장학지급기준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학습동기와 의욕을 불러일으키기는 어렵다. 왕다(경영대ㆍ경영3) 학우는 “언어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시험이나 출석, 과제를 성실히 하지 않고 반액장학금을 받는 경우를 봤다”며 “공부를 하지 않고 장학금을 받는 것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남강(상경대ㆍ국제무역3) 학우도 “외국인 학생들 사이에 학점 격차가 있는데도 일괄적으로 50%를 감면해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조건을 세분화해 차등지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의 장학금지급기준은 다른 대학에 비해서도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고려대의 경우, 12학점 이상을 취득하고 3.8의 학점을 받아야 전액장학금과 학업보조비를 지급하며, 학점 3.3에게는 수업료의 50%를 지급한다. 한양대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과한 20명에게 장학금을 차등지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매 학기 신청자 중 학업성적 순으로 40명을 선발, 80만원씩 최대 4학기까지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 국제처 외국인 학생 입학 담당 김병수 선생은 “대학본부 내에서도 장학금지급기준이 되는 학점이 낮아 외국인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걱정하고 있다”며 “외국인 학생들의 수가 많아지고 있으므로 조건을 좀 더 세분화하고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경쟁력 강화 위해 입학절차 강화해야

한편, 외국인 학생의 입학절차를 강화해 실력 있는 외국인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광서(상경대ㆍ국제무역) 교수는 “언어 문제 등으로 외국인 학생이 수업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입학 과정에서 수업을 받는데 문제가 없는 외국인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재욱(경영대ㆍ경영) 교수는 “대학평가에서 국제화지수가 중요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외국인 학생을 입학시키는 것은 오히려 한국 학생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학생 수가 많다고 진정한 국제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문화를 보유한 학생들이 서로 경쟁력을 함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외국인 학생들의 경쟁력을 말해주는 지표인 입학절차와 장학제도의 개선이 절실하다.

건대신문사 50기 사회부장 우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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