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가 까맣게 멍이 드는 현상은 갈변현상의 일종이다. 갈변현상이란 색깔이 변하는 현상으로서 우리가 가장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사과나 배를 깎아 놓은 다음 공기 중에 놓아두었을 때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그 예이다.

즉, 사과의 색깔이 변하는 것은 과일 속에 포함되어 있는 페놀계의 화합물(냄새나 맛이나 색깔을 내는 요소)이 산화 효소와 공기의 영향으로 갈색의 물질로 변하는 것이다. 소금물에 담그면 이 효소의 작용이 방해되어서 공기(산소)를 만나도 반응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후식으로 이용할 때에 껍질을 깐 것을 소금물에 담그는 것이다.

참고로 바나나는 냉장고에 넣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보통 대부분의 과일은 반드시 차게 해서 먹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과일을 차게 해서 먹으면 맛이 훨씬 달라지며, 단맛이 온도에 따라서 변하기 때문이다.

과일의 단맛은 주로 포도당과 과당에 의한 것으로, 저온일수록 단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5℃일 때는 30℃일 때의 약 20%나 상승한다. 반면 신맛은 온도가 낮을수록 약해지므로 과일을 차게 해서 먹는 것이 단연 맛있다. 단, 차게 한다고 해도 10℃ 전후의 온도가 적절하다. 너무 차게 하면 향기가 없어지고 혀의 감각도 마비되어 모처럼 준비된 단맛을 맛볼 수 없기 때문에 먹기 2~3시간 전 냉장고에 넣어 두는 것이 적당하다.

그러나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과일은 차게 해서 먹는 것이 맛있다고는 하지만, 0~10℃ 전후의 낮은 온도에서 맛이 떨어지는 과일도 있다. 예를 들어 바나나를 냉장고에 넣어두면 껍질에 검은 반점이 생기고, 과육이 검게 된다. 파인애플, 망고, 파파야 등 주로 아열대나 열대지방에서 수확되는 과일은 대개 이런 현상을 보인다.

즉, 생장 조건이 열대조건에 맞추어져 있으면 단맛이나 과일의 최적 조건이 그 온도에 맞게 맞추어져 있으므로 더 차갑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게 된다. 이들 과일은 1시간 이상 냉장고에 넣어두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나나는 냉장보관하면 빨리 검게 변색되고 빨리 썩으니까 결코 냉장고에 넣지 마세요.”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