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앞두기 전에 항상 봐야하는 것은? 정답은 등록금 고지서다. 등록금 고지서에 적혀있는 숫자를 보면서 학우들의 생각은 거의 일치할 것이다. 너무 비싸다.

얼마 전 반값등록금 관련 법안의 국회처리가 무산돼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논의된다고 한다. 반값등록금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론의 힘이 국회에서도 느껴진다. 하지만 벌써 한 학기와 여름방학이 지나고 2학기를 앞둔 현재, 반값등록금 관련 법안이 내년 등록금 책정 시점까지 질질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그러나 이보다 심각한 다른 뉴스도 접할 수 있었다. 대학알리미 2010년 교비회계 결산내역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학 적립금 총액이 10조 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반값등록금에 필요한 예산 7조 원보다 3조 원이나 많은 액수다. 영광의 1위를 차지한 이화여대는 자그마치 6,568억 원을 적립했다. 어마어마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전국적인 사립대학의 문제라고 밝혔듯이, 우리대학도 다른 사립대와 마찬가지로 등록금을 '적립'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대학은 2010년도에 원래 적립하기로 했던 70억 6,512만 원 더 많은 218억 5,751만 원을 적립했다. 2011년 서울캠퍼스의 학부생 기준 4.7% 등록금 인상분은 약 50억 원이다. 굳이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아도 20억이 남았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교육을 받기 위해서 등록금을 냈지 적립금을 쌓으라고 학교에 등록금을 낸 게 아니다.

앞으로는 지금처럼 마음껏 등록금으로 적립금을 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6월 28일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등록금에 의한 적립금은 건물의 감가상각비 상당액에 한하도록 한다고 제한하게 돼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쌓는 사립대학의 행태를 살펴봤을 때, 내가 낸 등록금이 고스란히 교육비로 돌아올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대학본부는 지난 2006년 <건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타시티의 건설공사가 마무리되면 법인전입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후 2008년 기획예산팀에서는 "안정된 수입이 생기려면 적어도 3년, 많게는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그리고 나서 1,100억여 원을 투자해 파주 골프장 사업을 시작했다. 법인은 매년 적게는 60억에서 많게는 70여억 원의 수입을 낼 수 있고 이 돈은 모두 대학에 투자되는 법인전입금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수익 사업은 확장됐고 등록금과 적립금은 동시에 올랐다. 다음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놀라게 해줄 것인가?

대학은 고등교육기관이다. 교육기관은 교육공공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학교의 수익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두 학우들의 교육에 목적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을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 대학은 정말 교육기관이 맞는가?

10월 즈음 감사 결과가 발표될 것이다.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지,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 등록금은 내기 아까울 만큼 무척이나 비싸다는 사실이고 감사원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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