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현장을 찾다

“MBC 프리덤~ 공정방송 사수 오오오~ MBC 프리덤~ 국민의 품으로 다시, MBC 프리덤~” 파업 4주차에 들어가는 MBC 노동조합원들의 목소리가 흥겹다.

지난 20일, 신개념파업토크라디오 <촛불이 빛나는 밤에>를 듣기 위해 여의도 MBC로 향했다. 2월의 밤은 상상 이상으로 쌀쌀했다. 날씨 탓인지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MBC 근처는 너무나 조용했다. 조합원들과 삼십명 남짓한 시민들은 MBC 건물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라디오를 감상했다. 적은 인원이었지만 그들은 아름다웠다. 그들의 얼굴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MBC는 ‘정권에 조금이라도 예민한 사안은 보도에서 누락하거나 왜곡보도로 일관했다’며 ‘김재철 사장 취임 2년만에 MBC는 완전히 망가졌다’고 파업 이유를 밝혔다. 또한 노동조합(노조)는 “불법 파업에 나서는 일”, “1등 방송 MBC가 훼손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MBC 노조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름다운 발걸음을 함께 걷고 있다. 한 MBC 직원은 “일적으로 심적으로 망가지는 일터를 바라봤던 파업 전이 더욱 힘들었다”며 “지금은 일할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여러 지나가는 시민들은 쌩쌩 부는 찬바람처럼 냉정했다. 파업현장을 지나던 30대의 회사원은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한 60대 시민은 파업에 대한 생각을 묻자 “별로 안 좋게 보인다”며 대답을 피했다.

그러나 함께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날씨와 반대다. 동행한 선배기자는 “시민들의 수가 별로 없어 안타깝다”는 말을 반복했다. 또한 직장인 권오식 씨는 “트위터를 통해 파업소식을 접하게 되었다”며 몇 번씩 파업하시고 고생하신 여기 계신 분들께 힘을 실어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한 적은 시민참여에 대해 “한사람 두 사람이 모이는 것을 시작으로 마음이 모아지고 그 마음이 커지면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참여를 요청했다.

추운 날씨지만 따스한 마음이 모인 곳,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그 곳, MBC 프리덤에 함께해보는 것도 좋겠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