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나쁘게 말한다는 뜻의 ‘비난’과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한다는 뜻의 ‘비판’은 한 글자 차이지만 뜻은 분명 다르다. 상대의 발전을 위해 잘못된 점을 짚어주는 비판과 달리 비난은 맹목적으로 상대를 헐뜯는 데에 그친다.

기자는 신문사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계정을 운영하며 최근 인터넷에서 건설적인 비판이 아닌 원색적인 비난만이 난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합당한 근거로 제시되는 의견 주장보다는 ‘이 사람은 역시 안 돼’라는 글이 많고, 올바른 비판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의사소통보다는 감정에 치우친 상호비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얼마 전 기자는 신문사 페이스북 계정으로 김진규 총장이 발표한 ‘One University’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을 물어본 적이 있다. 아쉽게도 그 당시 학우들의 반응 또한 기자가 봐온 다른 사이트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몇몇 건설적인 비판도 있었지만 이는 전체 반응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양이었다. 나머지 학우들은 여느 사이트와 다를 바 없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한 학우는 “학우들이 대학본부에 대한 거친 비난을 하며 서로 공감하고 있지만 이런 댓글들은 그저 분노만 담겨 있을 뿐 생산적인 논의로는 발전하지 못할 것 같다”는 댓글을 남기도 했다. 기자가 만난 우리대학 상경대의 한 학우는 이에 대해 “인터넷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눈살이 찌푸려지는 글도 많아진다”며 “최근 인터넷에서는 건강한 비판을 통한 의사소통은 찾기 힘들다”고 푸념했다. 또한, 우리대학 본부대 학우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도덕적인 행동을 요구한다면 묵살당하기 쉽상”이라며 “인터넷 통제는 불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비난의 글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한 경영대 학우는 “우리문화 특성상 상대방 앞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지양하다보니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인터넷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함께 SNS가 활성화되고 있는 지금, 인터넷 사회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문턱에 서있다. 새로운 인터넷 문화를 저급한 비난의 글로 꾸밀지 건설적인 의사소통으로 꾸밀지는 우리 학우들을 포함한 네티즌들에게 달려있다. 천릿길도 한 걸음 부터다. ‘나 하나 바뀐다고 바뀌겠어?’라는 마음보다는 ‘나부터 바뀌자’라는 마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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