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은 항상 소란스럽다. 후보들의 유세차량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도 그렇지만, 이맘때면 크고 작은 사건들로 사회 전체가 떠들썩하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선 연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과 민주통합당 김용민(서울 노원구갑) 후보의 ‘막말 논란’이 그 역할을 했다.

야당들은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을 발판삼아 투표로 MB정권을 심판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또 여당은 기다렸다는 듯 김용민 막말 사건을 이용해 민주통합당을 깎아내리고 있다. 이러한 형국에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에 불법 사찰에 대해 현 정권뿐 아니라 전 정권의 잘못을 철저히 가려내자며 특검을 제시했고 “민간인 불법 사찰을 선거에 이용 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지난 8일, 김용민 후보를 대신해 사과를 표했다.

이러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잘잘못을 가리자는 차원의 의미가 아니다. 물론 영향을 아주 받지 않을 수는 없다. 사람에 따라 위에 제시한 사건들이 크게 다가올 수도, 티끌같이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유권자들의 눈을 가리고 후보 또는 당 선택의 척도가 되어선 안된다. 또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잇달아 치러지는 해인만큼, 이번 총선이 단순히 국회의원만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사회 전반적으로 20대의 표심이 우리나라 정계의 강력한 변수로 부상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사실 2008년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28.9%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 때는 40%로 올라 '투표율 갉아먹는 세대'라는 오명을 벗기 시작했다. 이렇게 투표에서의 영향력을 인정받은 만큼 우리는 후보 및 당 선택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금, 20대에겐 겉으로 거론되는 이야기에 휘둘리기보다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세세히 따져 투표하는 ‘메니페스토’ 정신이 필요하다. 또 당선 후 공약을 지켜 나갈 수 있게 감시하는 역할도 우리의 몫일 것이다.

4월 11일까지는 시험공부에, 애인과의 데이트에 쏟을 시간을 조금만 양보해 자신이 사는 지역구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는 것이 어떨까. 혹여 후보들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느껴진다면, 가능성을 보자. 기권은 곧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며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이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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