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문과대 뒤편에 위치한 도정궁 경원당이 허울뿐인 문화재가 돼가고 있다. 도정궁 경원당(都正宮 慶原堂)은 원래 종로구 사직동에 있었던 도정궁 건물의 일부다. 이 가옥은 조선 철종 때 제주도에 유배되었다가 사사된 도정 이하전의 봉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원래 이하전의 살림집이 있던 종로에 새로 지은 건물이었다. 하지만 성산대로 건설 계획으로 인해 1979년에 우리대학 내로 위치를 옮겼다. 이전한 이후 서울민속자료 제9호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관상용으로만 있을 뿐 문화재로써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 이과대 맡은편에 위치한 경원당. 현재는 출입이 금지돼 있다. ⓒ 김용식 기자
 
예전에 경원당은 여학우들의 예절교육을 위한 시설로 활용됐지만 화재의 우려 때문에 현재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우리대학 박물관의 관리를 맡고 있는 채현석 박물관장은 “한옥인 경원당은 내부를 사용하지 않아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옥이기 때문에 비바람에 약하고 빗물도 잘 새 시설이 노후된다는 것이다. 경원당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건물 전체적으로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하지만 예산 문제로 인해 부분적인 보수만 이뤄지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2010년 12월부터 서울시 문화재단에 문화재로서 경원당의 관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유야무야로 좌절됐다고 한다. 채 관장은 “학교 내에서 활발한 쓰임새가 없는 관계로 경원당을 한옥촌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10억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전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문화콘텐츠학과 김기덕 교수는 “경원당은 문화재로서 가치 있는 공간”이라며 “공연이나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우리대학의 또 다른 상징이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과 연계해 또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김 교수는 “본부가 적극적인 의지로 보수도 신청하고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 내부적인 논의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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