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한국만화가협회(협회)는 웹툰 자율규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웹툰 관련 민원이 제기될 시에는 먼저 방심위가 자율규제의 유효성을 판단하게 된다. 그 후 자율규제가 적합하다 결정되면 해당 사안을 협회에 전달해 자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예정이다. 방심위는 이번 협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방심위 고현철 과장은 이번 협약에 대해 “양측이 서로 합의를 이끌어내 원만히 해결한 모범사례”라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웹툰계의 심의 자체에 대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주동근 작가는 “최근 벌어졌던 일들로 인해 △작가들의 자정작용 의식 개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자율규제 방안 확립이 필요한 것은 분명해졌다”며 “여러 사람들이 공동으로 힘을 써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심의기준 확립에 대한 만화계의 입장은 어떠할까?

만화연구가 김낙호 씨는 자신의 칼럼을 통해 ‘가장 확실한 것은 심의 기구와 제도의 개혁’이라 밝혔다. 작품에 대한 접근 등급 부여의 기준을 웹툰계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부여된 등급에 이의가 제기될 경우에는 업계와 기관이 참여해 문제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다음이나 네이버 등 매체 제작자들의 책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 씨는 “중간에서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매체 제작자”라며 “외부에는 공식적인 유감을 표시한 후 조치에 대한 의견을 말 할 수 있어야 하며, 내부로는 작가들에게 적당한 기준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작가는 “기준은 짜내는 것이 아니라 우러나오는 것”이라며 올바른 심의 기준은 시간을 두고 자연스레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이종범 작가는 “새로운 매체(웹툰)에 대한 심의 기준이 확립되는 데에는 한 세대의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 논의가 이뤄지면 그 매체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건강한 심의 기준은 그에 뒤따라올 것”이라 말했다.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만화계 전체가 힘을 모아 협회 단위에서 이야기를 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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