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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의 험난한 길> 작품 전시회
박지수 기자 | 승인 2012.11.05 15:12

예술을 향한 보릿고개, 그 끝은 어디에…
지수는 오늘 한 중소기업의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부모님은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좋아하셨지만 그녀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지수의 꿈은 미술작가다. 부모님은 빠듯한 형편에도 그녀의 꿈을 지원해주셨고 지수가 대학교 예술학부에 합격했을 때는 정말 기뻐하셨다. 그녀처럼 현대미술전공을 선택한 사람들은 대부분 전업 작가의 길을 꿈꾸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한 학기에 오백이 넘는 등록금은 지수의 집안 형편으로 버거워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만 했고, 부모님께 다달이 받는 용돈으로는 재료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지수는 무리를 해서라도 평일에는 실기학원 아르바이트, 주말에는 미술과외를 병행했다. 가끔씩 미술관이나 전시회장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도 했다.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지만 예술 쪽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힘든 분야라는 것을 이미 알고 시작했기에 견뎌냈다. 선배들은 혹시 모르니 다전공 또는 부전공을 하라고 강조했고 지수는 조언에 따라 경영학 수업도 함께 들었다. 그런데 막상 지수가 4학년이 되자, 그동안 응원해주셨던 부모님은 그녀가 안정적인 일반 회사에 취직하기를 원하셨다. 지수는 여전히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해 부모님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이력서를 낸 후에도 한편으로는 붙지 않기를 바랐는데, 오늘 합격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작업할 시간을 쪼개가며 다전공을 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됐지만 지수는 지금의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열정과 의지만으로 버티기는 힘든 현실
학교에서 추천해준 예술관련 회사에 취직한 지수는 이곳에서 조금이나마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공을 살릴 기회는커녕 워드나 엑셀을 다루는 등 실무 작업에만 매달려야 했다. 그녀는 당장 그만둘까 하다가도 몇 달간 누렸던 안전한 월급생활에 미련이 남아 매일 사직서만 품고 다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자신의 꿈과 멀어지는 것 같았고, 지수는 드디어 큰 결심을 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부모님은 크게 실망하신 눈치였지만 그녀는 그동안 짊어졌던 마음의 돌덩이를 내려놓은 듯이 홀가분했다. 지수는 본격적인 작업 활동을 위해 집값이 싼 문래동으로 이사했다. 하지만 작업만 해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낮에는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작업을 했다. 주말에는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아나서는, 대학생 때와 다름없는 생활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벌어도 고작 월세를 낼 수 있는 정도였다. 회사를 다니면서 저축했던 돈은 바닥난 지 오래전이었고 부모님께 손을 빌릴 때 마다 죄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미술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 판매로 수익을 얻는데 지수는 아직 유명하지 않다보니 작품이 거의 팔리지 않았다. 쌓여가는 작품들을 보면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처음의 마음을 잊고 회의감에 빠져들었다. 다른 예술인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지만 여전히 소비자를 찾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작업을 중단할 수는 없었다. 예술분야는 오랜 시간 노력해야 실력이 쌓이고 자신의 인지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회사를 그만둔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지수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누리기 힘든 지금 상황에서 꿈과 열정만으로 버티기는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박지수 기자  rhehf333@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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