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학 특성화 전략

우리대학 발전전략기획위원회(위원회)는 지난 2월 26일 <PRIDE KONKUK 2016>이란 제목으로 대학종합발전계획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내ㆍ외부환경 분석 △특성화 전략 △교육, 연구, 국제화, 평판, 대학경영 영역에서의 목표 및 실행계획 △과제별 성과관리 계획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번 보고서는 기존 발전계획서와 달리 냉철한 내ㆍ외부환경 분석으로 단계별 발전 전략을 이끌어 내 주목을 받고 있다.

<건대신문>과 영자신문사 <Bulletin>, 그리고 학원방송국 <ABS>는 대학발전계획 추진과 관련 지난 3월 14일, 김상익(상경대ㆍ응용통계학과) 기획조정처장 겸 위원장에게 우리대학 19대 송희영 총장이 구상한 우리대학의 발전방향과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보고서가 발간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프랑스에는 개구리를 냄비에 넣고 천천히 물의 온도를 높여가는 유명한 요리가 있습니다. 급하게 끓인다면 개구리는 놀라 뛰어나가겠지만 천천히 끓이면 개구리는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죽어버립니다. 대학들도 이와 마찬가지에요. 외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가만히 앉아 죽을 수밖에 없죠. 유명한 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기업의 변화속도를 시속 100마일로 비유했고 행정기관은 50마일, 대학의 변화속도는 25마일로 평가했습니다. 즉, 대학이 급변하는 외부 변화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본 거죠. 우리대학도 1990년대 후반부터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발전계획안을 계속해서 수립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태까지의 발전계획안은 대・내외 환경 분석이 미비한데다 구체적 실행계획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송희영 총장은 건학 100주년인 2031년을 앞두고 중간단계로서 총장 임기가 끝나는 2016년까지를 국내 5대 사학, 세계 100대 대학에 드는 것을 목표로 이 발전계획을 세웠습니다.

보고서에 우리대학을 둘러싼 내ㆍ외부환경이 분석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대학이 처한 위치는 어떠한가요?

내적 역량 파악과 외부환경을 분석한다면 자연스럽게 우리대학의 발전 전략이 나올 것이라 봤기 때문입니다. 

현재 정부는 대학구조조정을 통한 방법으로 대학 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ㆍ연구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국가지원 사업규모를 키우고 외국대학, 연구기관 유치를 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구요. 경제적인 면에서는 세계 경제성장 추세의 둔화에 따라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성장률이 단 2%에 그치는 반면, 과학이나 기술, 전문직의 취업비중 성장률은 40~60%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2018년이면 대학 정원보다 고교 졸업생들이 줄어들고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학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미래 신성장 동력 기술 중 융복합, 개방형 기술이 향후 학문과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했구요. 특히 IT기술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대학과 비교했을 때는 우리학교는 어떠합니까?

경쟁대학을 Peer 1, 2, 3로 나누어 이들의 생존전략에 관해서도 분석을 했습니다. Peer 1 그룹은 우리나라 최상위권대학으로 더 이상 우리대학에서의 경쟁이 의미 없는 대학들이죠. 이들은 세계화에 더 중점을 두고 있고 해당 대학에서 유학생을 보내는 것이 아닌 세계 각지의 우수한 학생들을 데려오는 방향으로 대학 발전계획을 마련한 상태입니다. Peer 2 그룹은 서울 상위권 사립대들로 경쟁중심과 국제화, 성과중심 행정체제로 1 그룹을 추격하고 지역거점특성화전략을 내세운 대학들로 구성된 Peer 3 그룹의 추격을 막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선진 우수대학들의 아시아 진출이 본격화되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우리대학의 발전전략과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대학의 내부역량이 객관적으로 보고서에 제시돼 있는데 보완점은 무엇입니까?

교육면에서는 우수 전임교원 추가확보 및 교육과 연구 특성화 전략 실행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 연구실적, 지적재산권, 기술이전 등의 실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교환학생, 외국인 교수 비율도 상당히 저조한 상태고 외국인 유학생들이 중국에 편중된 점 또한 보완해야 합니다. 대학경영면에서는 전략적 행정 시스템의 부재, 재정 확보 미흡, 정보시스템의 낙후를 꼽았습니다.

한편, 우리대학은 이공계열, 부동산 및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어요. 또한 입학사정관제의 경우 선도대학으로서 국제화 분야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고 있죠. 그러나 교육여건과 재정이 취약하고 교원확보율이 저조하며 특성화 분야에 대한 지원도 미흡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습니다.

게다가 우리대학의 브랜드 포지셔닝 또한 불명확한 상태에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하고 그것이 포지션으로 설정돼 있지만 우리대학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이죠.

 우리대학의 이미지, 평가가 좋은 편만은 아닙니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개선하실 건가요?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우리대학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아무래도 ‘성실하다’라는 평가가 가장 많았고 부정적 평가에선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란 평이 가장 많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대학이 과거 황소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번 분석을 통해 우리대학 이미지에 대한 확실한 포지셔닝 전략의 필요성이 부각됐습니다. 현재의 성실하다는 이미지에 국제화 프로그램을 병행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것입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추진전략은 무엇입니까?

일단 우리대학이 바꿔야 할 모습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은 획기적으로 대학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봅니다. 우선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한 새로운 인재상 마련이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도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 미비한 전임교원 확보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수충원제도 역시 공채가 아닌 헤드헌터방식으로 전환해 상시 채용할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학과의 교원 비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교수충원 우선순위를 두진 않을 겁니다. 선택과 집중의 패러다임으로 우수한 학과가 더 우수할 수 있게 교수충원제도를 보완할 예정입니다.

한편, 학생과 기업의 현실적 욕구에 맞는 수요자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해 교육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취업률의 개선을 위해서 학생 진로에 관한 상담서비스를 체계화하고 △학사운영의 효율성 제고 △인적자원의 전략적 관리 △성과중심 행정체계 구축 △정보시스템 보완 등 대학운영혁신 전략을 구상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 전략으로 채택된 특성화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특성화를 “대학이 자체적인 발전계획에 따라 타 대학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대학의 학문분야, 기능유형을 학내ㆍ외 의견수렴을 통해 설정하고 구조개혁 등 특성화 추진에 요구되는 여건을 조성하여 지역 및 학내의 자원을 집중 혹은 재배분함으로써, 대학 자체의 성과를 극대화시켜 궁극적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일련의 과정”이라 정의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대학도 PRIDE Leading group을 구성, 1년 단위로 중간평가를 하고 송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4년차까지 5개 학문분야에서 세계 2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교육과 연구의 특성화를 통해 세계수준의 선도학문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연구지원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교육 특성화는 △대학 내 자체경쟁 △국내 대학간 경쟁우위 분야 파악 △재학생 교육만족도와 취업률, 대내외 학과 선호도를 종합해 선정하게 됩니다. 연구분야에서는 △첨단 신기술 △신성장동력사업 △국내 대학간 경쟁우위 분야 △재정지원사업 수주 후보 분야를 종합해 선정할 겁니다. 선정된 분야에는 집중투자를 하겠지만 성과평가에서 미비한 학과의 경우 지원사업비를 줄이고 선정을 재검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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