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광주민주화항쟁에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마지막 날 전남도청에서 숨진 윤상원과 1979년 말에 노동현장에서 숨진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내용으로 하는 노래굿 '넋풀이'를 통해 처음 발표되었다. 그 뒤 1982년 제작된 음반 <넋풀이- 빛의 결혼식> 에 수록되면서 널리 알려졌고, 각종 민주화 운동에서 진보계열의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 학생운동단체 집회에서 빠지지 않고 불린 노래다.

이 노래는 백기완 시인의 시, '묏비나리'를 황석영이 다듬어 가사로 만든 노래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기도 하는 이 노래는 2004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부터 공식 추모곡으로 참석자 모두가 부르는 제창곡이었다. 이후 2009년과 2010년부터는 본행사 식순에서 제외돼 식전행사에서 합창단이 공연하고 2011년에는 본 행사에서 합창단의 공연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국가보훈처가 올해 5.18 정식 노래 국민 공모를 위한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국가 보훈처 관계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기념행사의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고, 일부노동·진보단체에서 ‘민중의례’ 때 애국가 대신 불리는 노래”라며 이 같은 결정 이유를 설명했고 사실상 2009년에 무산되었던 5.18 추모곡 국민 공모를 다시 진행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결국 보훈처는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공식 식순에 포함하라는 5.18 관련단체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5.18 당일,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5.18 유족회와 매년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왔던 광주시립합창단 등은 망월동 구묘역에서 따로 행사를 치뤘다. 평년 1시간이 소요된 5.18 국립묘지 행사는 20여분 만에 종료됐고 반쪽짜리 행사라는 비판을 들어야만 했다.

한편, 5.18 행사 전야제가 열리고 있던 금남로를 찾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전통이자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을 국가가 무리하게 바꾼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5.18 항쟁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했다는 광주시 택시기사 윤영식 씨는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에 대해 “자신의 이념과 생각이 다른 단체가 부른다고 이 노래를 제외한다는 것은 결국 광주

민주화항쟁에 대한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것”이라며 “국민 대통합을 말로만 하지 말고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생각을 받아줬으면 한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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