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우리대학 병원 황수정 간호사가 병원 밖에서 쓰러진 정양록 씨에게 ‘목격자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위급한 상황을 넘긴 일이 있었다.

황 간호사는 당일 저녁 건대입구역 근처 음식점에서 화장실에 가기 위해 문을 나서던 중, 옆 건물로 들어가려던 한 남자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황 간호사는 “상태를 살펴보니 경동맥이 뛰지 않았고 심장이 정지된 상태(심정지)였기에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후 구급차가 도착했고 응급실로 옮겨진 정 씨는 막힌 혈관을 뚫는 중재술을 받았다. 당시 정 씨를 진찰했던 심장혈관내과 김현중 의사는 “심정지가 오면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면서 뇌 손상이 발생해 신체나 정신장애가 생길 수 있고 응급처치 없이 몇분 동안 심정지가 지속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다행히 황 간호사가 현장에서 바로 목격자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덕분에 뇌손상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심정지가 발생하면 생존할 확률이 2~3퍼센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때 목격자 심폐소생술을 받는다면 생존율이 3배 이상 올라간다. 황 간호사는 “병원 외의 장소에서 심폐소생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혹시라도 쓰러진 당시에 더 도울 수 있었는데 못했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환자의 상태가 걱정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정 씨가 입원한 후 매일 출근하자마자 담당간호사로부터 그의 상태를 확인하곤했다.

정 환자는 혈전을 녹이는 치료를 받고 뇌손상 없이 심장박동도 정상으로 돌아와 지난 4일에 퇴원했다. 그는 “일 때문에 잠깐 서울에 들렀는데 황 간호사와 의사분들 덕분에 구사일생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