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를 통해 우리대학 학우들이 갖고 있는 명절 부담감 및 의무감에 대해 알아봤다. 지키고 싶은 명절문화,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에 대해 학우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최원진(공대・전기공) △금준경(대학원・커뮤니1) △김병철(문과대・철학4) △김홍겸(수의대・수의학3) 학우가 패널로 참여했다.

 
친척과 만나는 시간이 즐겁지 않기 때문에 친척을 만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금준경(금): 그래도 기왕이면 명절에는 친척들과 만나는 게 좋죠. 예전만큼 친척들이 잘 만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가족해체가 악화되는 것 같아요.
김병철(김): 하지만 우리 집안처럼 친척과 사이가 좋지 않다면 안 만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최원진(최): 저는 귀찮더라도 만나고 모이는 게 잘 이어졌으면 해요. 혹여 명절이 친척들끼리 모
여서 노는 날로 의미가 변색된다고 해도, 그렇게라도 명맥을 이어나갔으면 해요.
김홍겸(홍): 부모님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조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강제로라도 자주 친척들
과 어울렸어요. 부모님끼리 왕래가 잦다보면 사촌들끼리도 친해지죠. 친해지면 자연스레 명절에 친
척들이 모이는 것 같아요.
 
차례, 성묘 등 명절문화를 계속 이어나갈 생각
인가요?
 
홍: 저희 형은 제사를 중요하게 여기고, 저는 제사를 이어나갈 생각이 없어요. 하지만 성묘는 해
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묘를 관리해야 하니까요. 솔직히 차례나 성묘 등 자신이 하고 싶으면
하는 거죠. 하지만 하려면 형식에 맞춰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이전부터 해왔던 방식에는 그
방식만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죠.
금: 요즘에는 화장을 많이 하는 추세다보니 벌초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따라서 성묘는 가벼운
방문 정도로 바뀔 것 같아요. 하지만 조상을 기리고자 하는 문화 자체는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해
요. 또 명절 중요한 이유는, 명절과 같은 공동체문화가 개인주의 사회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방
안이 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친척들이 멀리 살아서 평소에 만나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명절이라
는 날이 정해져 있으면 의무적으로라도 보게 되잖아요. 이때 개인으로만 있다가 공동체로 다시 돌
아간 느낌이 들죠. ‘오래된 미래’라는 책을 보면, 한 마을에서 갑작스럽게 문명이 도입되면서 생긴
문제들을 그 마을의 전통으로 극복하는 내용이 나와요. 이렇게 가족 문화, 가족 결속력 등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
김: 저는 조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제사를 지내지 않을 것 같아요. 저 역시 할 생각이 없죠. 조상을
기리는 게 목적이라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기리면 되지 않을까요?
최: 맞아요. 현실에 맞춰서 형식은 간소화하면 되죠. 아마 머지않아 미래엔 명절이 ‘3일 쉬면서
친척들을 보는 날’로 의미가 바뀔 것 같아요. 그것만으로도 괜찮아요. 본래의 의미를 살리고 있으
니까요. 시대가 바뀔수록 좋은 의미만 담아가면 될 거라 생각해요.
 
김지수 기자 wltn1526@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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