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전통적으로 온 가족 모두가 즐기기 위한 작은 축제였다. 한해에 단 몇 번이라도 일가친척이 모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었으며 평소에 먹기 힘든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날이었다. 본래 차례는 한해를 시작하기 전 설날에 한해를 무탈히 보낼 것을 빌고, 수확이 끝난 추석에는 한해를 무사히 마친 것을 감사하는 제례다. 또 공자에 따르면 차례는 “나의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또 차롓상을 물린 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며 대화하는 시간은 명절이 가지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러한 명절 절차가 부담으로 적용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정상봉 교수(문과
대・철학)는 “내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에는 차롓상을 간소화하거나 복잡한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차롓상을 차리는 경우도 많다”며 “심지어 연휴에 여행을 가서 여행지에서 차롓상을 올리거나 차례를 아예 지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그 방법을 택해서 내 마음이 편하다면 그것이야말로 좋은 방법이다. “차례는 지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여행지에서 차례를 지내 조상님이 노하시지 않을까?” 등의 생각으로 마음이 불편하다면 그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다. 또 정 교수는 “친척과의 자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친척을 찾아보지 않는 것은 가족으로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며 “오래 만나지 않았던 가족들은 ‘어색하고 불편한 자리를 만들지 않도록 한다’는 규칙을 항상 생각하며 대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리대학 이인숙(정치대・정외) 교수는 친가를 우선시하는 명절 문화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차례는 대
부분 외가가 아닌 친가에서 지낸다”며 “이것만으로도 여성들의 부담감은 커진다”고 말했다. 가사분담도 중요하지만 명절 때 고생한 배우자에게 아낌없이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바람직한 가사분담 형태와 친척들 간의 화목한 왕래를 보여줌으로써 자녀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명절을 즐겁게 보낸 자녀들이 훗날 더 행복한 명절 문화를 만들어갈 테니까 말이다”고 덧붙였다.
 
방민희 기자 ryu2528@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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