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대처하는 장안벌의 자세

 

▲ 지난 7월 18일 건축대의 한 교수연구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직후 재가 까맣게 내려앉았다.

생환대 화재를 통해 본 우리대학의 화재 무방비 상태
우리대학에서는 △지난해 학생회관 △올여름 방학 건축대 교수연구실 △지난주 생환대 기계실 등 세 번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 두 번의 화재 모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우리대학의 화재 예방 실태에 관해 되돌아보는 계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대학은 소방시설물 안전관리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소방시설물을 설치하고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제1,2학생회관(학관)을 비롯한 학생자치공간의 소방시설물 관리는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


학생자치공간, 제대로 관리되고 있나?
소방시설물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모든 건물은 복도를 기준으로 소형 소화기는 20m마다, 대형 소화기는 30m마다 하나씩 배치해야 한다. 우리대학은 소방시설물 관리유지법에 따라 모든 건물 복도에 10m마다 소화기와 소화전을 설치하고 있고, 강의실과 학생회실 등을 비롯해 10평이 넘는 방에도 소화기를 설치했다. 시설팀 안전환경과 박승만 선생은 “학교에서 하는 정기점검과 소방서에서 불시에 하는 안전점검을 포함해 일년에 두 번 정도 소방시설물 점검을 하고 있다”며 “점검할 때마다 문제가 있는 시설은 즉각 교체하고, 시설물이 분실되고 없으면 새로 설치한다”고 말했다. 올해 두 번이나 화재가 발생한 일이 있어 본부에서는 시설팀에 속해 있던 안전관리팀을 독립시키는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학생자치공간의 소방시설물 유지, 학생들의 협조와 관심이 필요
하지만 동아리방 내부에 있는 소화기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동아리방은 10평이 넘지 않아 소화기가 없지만, 10평이 넘는 방이라 해도 소화기가 제대로 설치된 곳은 건대 풍물패 연합 정도다. 10평이 넘는 공간을 사용하는 △HAM △생활도서관의 경우에도 소화기가 비치돼 있지 않다. 하지만 안전관리팀에서는 “6월 초 학생회관의 소방점검을 마쳤으며, 당시 필요한 시설물을 모두 교체하거나 구비했다”고 밝혔다. 학생지원팀 제종민 선생은 “너무 많은 동아리방을 한 번에 점검하다 보니 HAM이나 생활도서관과 같은 방은 누락된 것 같다”고 말했다. 10평이 넘지 않는 방이나 소화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방은 학생복지팀에 요청하면 소화기를 구비해 준다. 또 소화기와 소화전 외에도 KT텔레캅에서 설치한 가스감지기와 연기감지기, 열선감지기가 각 방마다 설치돼 있어 화재 발생 시 즉각 상황실에 알려진다. 상황실에서는 이 감지기들을 수시로 점검한다.

학관에서는 유독 소화기와 같은 소방시설물의 자리 이탈이나 분실이 잦다. 소화기는 본래 문 옆에 두도록 돼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전기가 나가는 일이 많은데 어두운 상태에서도 소화기를 잘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동아리방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임의로 소화기의 위치를 바꾸는 일이 빈번하다. 또 동아리방은 학생들이 안에 있어서 문을 열어줘야만 소방점검이 가능한데, 학생들이 안에 없거나 소방점검을 귀찮아 해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 경우 소방점검이 원활히 진행되기 어렵다. 다음 소방점검은 이번 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과연 학우들은 소방시설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까?
현재 우리대학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소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학관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 만큼 소방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학교 측에서는 소방교육을 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답했다. 학생들이 충분히 모이지 않기 때문에 소방교육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시설팀에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인원을 모아 소방교육을 요청한다면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사시에는 소방시설물의 사용법이나 위치를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소방시설물의 위치를 알기는커녕 소화기 사용법이나 소화전 사용법 등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우주탐구회의 한 학우는 소화기가 있냐는 질문에 “없는 것 같은데… 찾아보면 어딘가 있을지도 몰라요”라고 대답하는 등 소화기가 평소 동아리방에 비치돼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던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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