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이 중앙일보가 실시하는 대학평가에서 종합 13위를 차지해 중앙일보 평가사상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번 결과는 여러모로 어려운 여건에서 달성되었기에 그 의의가 크다. 우리대학은 의학전문대학원이 글로컬배움터 소속이라 의과대학이 있는 경쟁대학들과 불리한 점이 있었고, 무엇보다 학내문제들로 어두운 뉴스가 많아 평판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연구와 대외평판도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지표관리에 노력한 대학본부의 노고라 하겠다.

물론 대학평가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대학을 서열화한다거나 학문이나 교육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어쩌면 대학평가에 가장 비판적인 이는 이 지표를 힘들게 관리해야하는 총장이나 담당 직원들일 것이다. 이 평가를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비판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대학평가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객관적인 비교자료가 대학을 드러내는 중요한 기준이 돼 대학 지원자는 물론이고 기업들이 졸업생을 채용하는 학교 기준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평가가 대학의 교육과 연구 등 다양한 여건을 객관화시켜주는 장점도 있다.

이번 평가결과는 우리대학의 속살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우리는 교수연구 11위로 지난해(13위)보다 2계단 상승했으며, 평판도 및 사회진출도 12위, 국제화 14위 등을 차지했다. 우리는 32개 평가지표 가운데 7개 지표가 상위 10위 이내에 들었다. 반면, 교육여건과 재정지표 부분은 여전히 해결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평가가 던진 과제에 대처하는 것이 대학본부만의 몫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평가를 준비하는 것은 오로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이기에 모두가 관심을 갖고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 한 예로 이번 평가에서 40위권 밖의 순위를 보인 교수 1인당 학생 수 지표의 속내를 보면, 개별 학과에서 교수들 간 갈등과 알력으로 본부에 교수충원요청을 하지 않아 채용을 못한 측면이 있다. 현재의 교수충원율을 방치한다면 내년에 우리대학은 몇 단계 더 뒤처질 수도 있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각 학과에서 교수충원에 적극 나섰으면 한다.

우리대학이 속한 상위 10퍼센트대 그룹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순위 간 점수 차이가 적어서 조금만 방심하면 순식간에 20위권 밖으로 내몰릴 수 있다. 이미 서울의 몇몇 종합대학들과 지방의 거점국립대학들이 불과 2~3년 사이에 20위권 밖으로 사라진 것을 보면, 대학 간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가를 알 수 있다.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고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우리는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보다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구성원들이 대학평가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대학교육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덧붙여 이런 평가에 책임 있게 대응하고 이것이 대학본부의 행정행위가 아니라 학생의 미래를 위한 모두의 노력임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이룬다면 우리 스스로를 위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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