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상생하는 대학 만들기

축제가 끝난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축제 밤, 장안벌 의 음악소리는 광진구 전체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매년 있는 축제지만 근처 주택가에서 소음 탓에 어김없이 민원신고가 들어온다. 우리 대학은 광진구 주민들과 공존하고 있다.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타대학들도 그 지역 주민들과 공존하고 있다. 공존하는 것을 넘어서 동시에 상생하고 협력하는 사례가 많다.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는 글로벌교육원·RC교육 원을 통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강연을 제공한다. 숭실대학교와 동국대학교 등 많은 대학교는 일부 제한을 두고 지역주민에게 도서관을 개방해 지역도서관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반대로 주민들이 대학교를 돕는 경우도 있다. 2008년도, 한양대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이 ‘기부가 명문대학교 발전에 일조하기 바란다’며 한양대학교에게 토지를 기증했다.

이번 기획에서는 우리대학이 광진구 주민들과 상생하고 있는 활동들을 찾아보고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협력 할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광진구의 마을 미디어 <광진사람들>은 동별 마을기자 1명 이상을 뽑아 마을 공동체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광진구의 주민과 청년들을 소개하고 소식 등을 전달하며 무관심을 타파하는 대안이 되기를 목표로 한다. 마을 미디어 <광진사람들>의 오봉석 발행인을 만나 주민들이 생각하는 건국대 와 지역과 대학의 공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광진구 마을 미디어 <광진사람들>의 오봉석 발행인

1. 주민으로서 우리대학이 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건국대는 어떻게 변화했는가?

어릴 때 보았던 건국대와 지금의 건국대는 차이가 있다. 새천년관이 들어서기 전엔 잔디밭이 훨씬 많아서 도심 속에서 휴식과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일감호를 좋아해서 아직도 종종 산책을 하러 온다. 내가 건국대학교 부속중에 다니던 시절은 학생들이 데모를 많이 해서 운동장에서 최루탄이 터지곤 했다. 그래서 수업을 못한 적도 많았다. 사실 철 없을 때라, 아이들은 수업을 하지 않으니 좋아했다. 최근에는 대학생에 대해 안쓰럽게 생각한다. 예전과 같은 지위를 갖지 못하고 힘들어진 대학생의 조건에 대해 주민들은 안쓰럽게 생각하고 있다.

2. 자양 4동에 도서관이 있다고 들었다. 광진구에 도 서관이 얼마나 있는가?

광장동에 하나 있고, 중곡역 근처에 또 하나, 총 세 개가 있다. 광장동이 가장 큰 규모이고 중곡, 자양동 순 이다. 공부를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주민들은 독서를 위해 도서관을 찾는데도 도서관이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멀리 위치해 있다.
 

3. 주민들은 문화생활을 즐길 장소가 부족하고 동아리는 공연관객이 부족하다.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오케스트라, 밴드, 댄스 공연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길만한 장소는 대표적으로 광진문화예술회관이지만 실제 이용도는 낮다. 동네사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공연을 볼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무척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처음엔 학생들이 “오세요” 하는 것보다는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건국대는 주민들에게 처음부터 다가가기가 아직은 낯선 공간으로 느껴진다.

4. 건국대의 협조가 필요할 때가 있는가?

주민들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간이다. 서울시에서 ‘마을 공동체 사업’을 시행하면서 주민들의 다
양한 활동들은 늘어가는 추세인데 행사, 모임, 강좌 등을 위한 장소를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 건국대에서 일정 부분 개방해 준다면 좋을 것 같다.

5. 대학과 지역사회의 공존을 위한 취지에 공감하시는지.

예전부터 ‘왜 대학이 노력하지 않았나’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주변에 건국대와 세종대 두 개의 큰 대학이 있는데, 지역사회와 대학은 떨어져 있어 지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성’같은 느낌이다. 유럽은 대학과 도시를 가로막는 담이 없다고 하더라. 지금이라도 담을 낮추고 소통하려고 하면 주민들의 만족도와 학교의 위상,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홍무영 기자 hmy 3120@ konkuk .ac .kr
 

<광진구 마을공동체 생태계 조성사업단의 김승호 단장

<광진구 마을공동체 생태계 조성사업단(자생단)>은 자연 생태계처럼 마을의 소통과 관계를 조성한다. 자 생단은 ‘예산이 마련되지 않아 항상 상상에 머무른다’ 며 어려움을 표했다. 자생단의 김승호 단장과 만나 지금까지의 마을 공동체의 노력과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1. <마을 공동체> 사업이란 무엇인가? <광진구 마을 공동체 생태계 조성사업단(자생단)>이란 무엇인가? 

 마을공동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서울이 사람 사는 도시가 아닌 소비하는 도시로 전락해 버린 것을 지적하며 박원순 시장이 만든 지원사업이다. 이웃, 사람간의 관계를 회복하려 노력한다. 자생단은 광진구의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원하고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의 기반을 조성하거나 여러 마을의 사업단이 존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2. 이런 사업들에 건국대가 미치는 영향이 있는가?

화양동에 있는 북카페 ‘느티’는 예디대 지하 KU 시네마테크 극장장이 화양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만들었다. 초반에는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학생들이 도와주기도 했다. 예술디자인대학(예디대) 분수대 앞에서 열리는 플리마켓도 건대동문들과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사업 지원을 받아 운영한다. 그 외에도 광진주민연 대에 건국대 학생들이 사회봉사를 하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 건국대는 일반 주민들에게는 광진구에서 산책하기에 좋은, 걷기 좋은 녹지공간으로 생각된다.
 

3. 국공립대학교나 일부 사립대학교에서 주민들에게 대학교 자료실을 개방한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이 내는 세금이 공공자금으로 집행돼 학교에게 투자되기 때문에 당연히 지역사회에도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물론 학생들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많은 등록금을 내고 학교의 주인이니 학생이 전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자료실도 전체 공개 할 필요는 없고 주민들을 위한 자료실 공간을 한쪽에 작게 만들어주는 정도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4. 우리대학이 주민들에게 지원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학생들의 창의성이 지역사회에 필요한 부분이 많다. 예전에 세종대 회화과에서 화양시장의 가게 주인들의 창업 스토리를 듣고 그것을 간판에 녹여 인테리어를 함께 꾸며주는 봉사활동을 계획한 적이 있었다. 사실 그런 아이디어들은 언제나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발판이 없다. 또 건국 대 학생이 주민연대와 함께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민들레’라는 이름의 봉사활동을 계획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예산이 마련되지 않아 실현되기 어렵다. 또 단기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가 지원해 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미 학교와 구청은 협력하고 있는 관계로 알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을 키운다는 의미로, 광진구에서 또 새롭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구청과 협력해 주민과의 협력에도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5. 축제 때 소란스러운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축제 문화의 부재를 공동체와 활동으로써 완화시킬 수 있을까요?

축제 때 소란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 아주 가까운 주택 말고는 큰 불만은 없 다. 주민들이 감수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사안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이 공감대로 형성되어 있 지도 않다. 물론 광진구에 큰 대학교가 두 곳이 있는데 대학 축제가 술집문화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쉽다고 생각한다.

김남윤 기자 kin_ny13@konkuk.ac.kr

 

지역사회와 대학의 젊음이 연출하는 사랑의 화음 ㅡ 광진구!

우리대학 학우들과 마을공동체가 협력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자본이나 중간 연결다리의 부족으로 무산되 곤 했다. 동아리 연합회 장대엽 회장은 “주민들을 대 상으로 한 동아리 활동은 생각해 본 적 없었으나 좋은 취지인 것 같다”고 말하며 주민들과 접촉할 기회가 없었음을 밝혔다. 또 워너패밀리 안재환 동아리회장은
“정기공연 때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음식점에 들어가 포스터를 붙이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며 홍 보를 할 수 있는 중간 매개체의 부족을 지적했다.

자생단의 김승호 단장은 “주민들이 학생들과 함께 하려고 해도 일방적인 관계라면 한계가 있다”며 “주민 들은 열려 있으니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지속적인 소통을 해야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마찬가지로 자생단의 안예슬 청년 활동가도 “사업 대상이 청년인 만큼 건국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할 기회는 있었으나 홍보에 무리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실제적으로 서로에게 접촉하려는 의지가 있었음에도 기회가 적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다음 기획에는 지역사회에서 우리 대학과 협력하려고 시도했던 과거의 사례들과 현황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그 이후에는 타대학의 모범적 사례와 연재 기획의 프로젝트 보고 및 지속 가능한 인프라 구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김남윤 기자 kim_ny13@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