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제1, 2학생회관 구조물은 양쪽 맨 끝과 중간에 출입문이 달려 있고 복도가 길고 둥글게 이어져 있다. 제2학관 복도를 혼자 걸을 때는 특히 복도가 길게 느껴지고 출입문이 멀게 느껴진다. 2주 전, 제1, 2학관 동아리실 등 학생자치 공간에 대한 소방점검을 실시했다. 기자는 안전관리팀 선생님들이 소방점검을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다.

그러다 문득 ‘화재가 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특히 대부분 학생자치 공간에는 콘센트 한 개나 두 개에 멀티탭 두 세 개를 연결해 사용하고 있었다. 또 멀티탭의 선 또한 정리돼 있지 않았고 멀티탭은 바닥 이곳 저곳에 이미 사람들의 발에 밟히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놓여져 있었다. 또 부탄가스가 책상 등 곳곳에 널려 있는 곳도 있었다. 다행히 전열기구가 발견된 곳은 몇몇 안 됐지만, 소방점검 당시 안전관리팀 선생님이 전열기구에 의해 발이 걸려 전열기구를 쓰러뜨리기도 했다.

조금 시간이 흘렀을 땐 ‘정말 큰 일이 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아리실 등 학생자치공간 대부분 소파, 이불 등을 구비해두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물품들은 방염처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화재 시, 유독 연기를 대량으로 내뿜는다. 배호봉 안전시설팀 과장은 “불 때문이 아니라 유독연기에 의해 먼저 질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철제가 아닌 나무 캐비닛도 화재 시 유독가스를 대량 발생시킨다고 한다. 특히 제2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학생자치공간은 더욱 화재에 취약하다.

하지만 실제로 그 공간을 사용하는 우리들은 정작 위험성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학생자치공간에서 쓰고 있는 도어락은 비상 시, 자동으로 잠금해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제2학관 학생자치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한 학우는 “화재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며 “이 문 정도면 힘으로도 그냥 열고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학생증을 찍는 도어락으로 바뀐다면 매번 학생증을 지참해야 하니 바꾸기 싫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안전보다 편의를 선택하는 현상은 제1, 2학관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현재 우리대학에서 정기적으로 소방훈련을 실시하는 곳은 쿨하우스 뿐이다. 하지만 쿨하우스 소방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우는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쿨하우스 직원이 방송으로 소방훈련을 알리면 실제 대피를 위해 움직이는 학우들은 10명도 안 된다고 한다. 반면 외국인 유학생과 교수들이 살고 있는 글로벌홀에서는 소방훈련 참여율이 꽤 높다고 한다.

소방훈련은 화재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기숙사의 경우, 소방훈련 시 훈련된 직원들이 각 층마다 배치돼 학우들의 탈출을 돕고 동선을 알려준다. 또 건물 내에 남아 있는 학우들의 수를 파악해 구조 요청을 한다. 이외에도 기숙사 외부로 나온 학우들에게는 소화기 사용법을 알려주고 직접 진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런데 이처럼 소중한 기회를 10명도 잡지 않는다니…. 학우 참여도를 들었을 땐 내 귀를 의심하기까지 했다. 안전은 예방을 통해서만 지켜질 수 있다. 자신의 안전을 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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