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을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 <겨울왕국(2013)> 을 기억하시나요? 외화임에도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해내며 영화를 보지 않으면 대화에 끼지 못할 정도였으니 학우 여러분 모두 기억하실 것 같은데요. <겨울왕국>이 이끌어낸 긍정적 영향 중 하나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루어 낸 것이 아닐까 해요. 이번 <스포주의>는 애니메이션 특집입니다! 김미경 선생님 (애니메이션의 이해 강의)께서 <늑대아이>를 추천해주 셨는데 어떤 애니메이션인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무엇 인가요?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신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거예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새로운 세계를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고 ‘오롯한’ 한 세계를 구성할 수도 있어요. 보통 영화는 그 배우의 아우라나 다른 상황이 겹치기도 하는데 애니메이션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세계에 갈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에요. 상상한 대로 세계를 창조하는 느낌이 좋아요. 상상된 세계이지만 리얼하게 느껴지면 더 감동적이기까지 해요.
세대가 지나도 계속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애니메이션의 매력이에요. 현실에서는 배역을 맡은 배우는 늙기도 하고 티켓파워를 가지고 있고 광고도 찍기 때문에 영화와 현실 간의 어떤 경계를 가지고 있어요. 반면 애니메이션은 시간이 흘러도 인물, 상황, 영화는 그대로 있잖아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하나는 그대로 하나죠. 시간이 흘러도 감동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고, 캐릭터가 오롯이 그 작품에만 살아있다는 점이 좋아요. 캐릭터에게 티켓파워는 없을지라도 변하지 않고 작품 그대로 존재하니까 좋은 것 같아요.
 

Q. <늑대아이>를 추천해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늑대아이>는 최근에 본 애니메이션 중 가장 감동 깊게 본 영화에요.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말이에요. 살면서 고민했던 여러 문제가 늑대아이에서 잘 풀어져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잘 잡았을까, 표현했을까 하는 느낌이 있어요. 추천하고 나서 다시 봤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봤어요. 여유롭게 또 보고 싶은 영화랍니다. 요즘 학생들이 보고 같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추천했어요.

Q. 저는 대학생인 하나가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인상 깊게 봤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이 영화에서 어떤 깊은 인상과 감동을 받으셨나요?

저는 하나가 늑대인간인 남편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충격을 받았어요. 사람이 충격적인 비밀을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영화에서는 늑대인간으로 표현되었지만 늑대인간이 아닌 자신이 모르는 어떤 면을 발견하게 될 때, 우리는 “너는 나를 속였어” 라거나 “나는 너를 이제 사랑하지 않아” 라고 해요. 하지만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하나의 모습을 보고 참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한다면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지점에 대해 고민해오던 참에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그리고 하나는 자녀 양육에 있어서도 일관된 태도를 보입니다. ‘늑대’는 사회가 싫어하는, 소외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하지만 하나는 아이들을 사회의 요구에 맞춰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이사까지 가고 자연에서 살게 하잖아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Q. 늑대인간이라는 소재와 영화 속 상황이 비현실적 이긴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현실적인 우리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이 영화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거리를 얻어 갈 수 있을까요?

우리는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요즘에는 나에게 이익이 되고 필요한 사람만 찾잖아요. 그 외의 사람에 대해서는 있는지도, 그대로의 모습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렇게 본다면 사실 하나에게 필요한 사람은 원하는 공부를 더 시켜줄 남자일 지도 모를 일이죠. <늑대아이>를 통해 주변의 사람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어요. 나는 내 주위 사람들과 공감하며 살고 있을까, 내가 알고 싶지 않은 부분을 모른 척하거나 하지 않을까. 만약 그런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으면 앞으로가 더 많이 남은 20대 여러분의 삶이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애니메이션을 ‘노가다의 예술’이라고 한다고 하네요. 1초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녹아있는 노력이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네요. 그럼 <건대신문 FM> 2부 <스포주의>는 여기서 마칠게요. 학우 여러분 방학때 봐요~

홍무영 기자 hmy3120@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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