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신문>은 올해로 60살이 됩니다. 60주년을 맞아 <건대신문>에서는 시간여행을 해보려 합니다. 창간 60주년 특별호가 발행되는 7월 13일까지 매 호 지난 신문들을 돌아보려고 해요. <건대신문>의 역사가 된 지난 신문을 담당했던 편집국장들을 만나보고, 그 편집국장이 담당했던 해의 신문들에서 재미있는 기사들, 의미 있는 기사들을 꼽아 보겠습니다. 이번 1310호에서는 <건대신문>이 50주년을 맞았던 2005년의 신문들을 살펴보고, 당시 편집국장이었던 <건대신문> 47기 김지현(문과대ㆍ국문 졸) 기자를 인터뷰합니다.당시 <건대신문>과 현재의 건대신문을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달랐나요? 감히 말씀드리자면, 거대담론을 많이 이야기했어요. 물론 학내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했다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여러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야기입니다’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지 못했던 게 아쉬워요. 당시 연중 기획으로 ‘대학민주화를 말하다’를 진행했어요. 노무현 정권이 사립학교법 개정에 앞장서고 있었던데다 2006년이 총장 선출의 해라 ‘대학민주화’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대학민주화’는 일반 학우들이 “우리 이야기구나”라고 생각 하며 관심을 갖고 다가가기에는 너무 어려운 단어였죠. 여기서 독자와 기자 간의 인식의 폭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어요. 시기적으로도 반드시 언론에서 해야 할 이야기였지만, 그 이야기가 학우들에게 미친 영향력은 미미했습니다.<건대신문> 기자로 활동했을 당시 취재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건대신문> 소속 학생기자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학내정보에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취재 진입의 장벽이 높은 영역도 있습니다. 이게 취재할 때 가장 힘든 대목입니다. 등록금협의회가 그랬어요. 제가 활동할 때 등록금협의회는 대학본부 주관으로 열렸는데, 본부대표와 학생대표가 참여해 비공개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취재기자는 회의가 끝난 뒤 대학본부와 학생대표를 따로따로 취재해야 했습니다. 기자가 직접 들어가 듣지 못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나온 발언과는 다른 수정된 정보를 들을 가능성도 있었죠. 등록금 등 민감한 사안과 관련해서는 대학본부와 학생사회 간 이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저는 이런 이견이 언론이라는 공공의 토론장을 통해 알려져야 하고, 그러면서 건전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취재거부나 회의 비공개는 넘기 어려운 벽이었어요.대학생활의 반 이상을 <건대신문>에 쏟아 부으셨습니다. <건대신문> 활동을 하며 포기해야 하는 학창시절의 여러 가지 즐거움을 뒤로하고 임기를 끝까지 마치셨는데요. 본인에게 <건대신문>은 어떤 의미인가요? <건대신문>은 지금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하고 싶은 거 못했고, 놀고 싶은 거 다 못 놀았죠. 하지만, <건대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그런 것들이 아쉽지 않을 만큼의 경험들을 했다고 생각해요. 후회는 없습니다. <건대신문>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저는 지금까지도 기자로 살고 있어요. <건대신문> 기자 시절 생각했던 기자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기사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게 <건대신문 >은 더할 나위 없는 가치죠.앞으로 <건대신문>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시나요? <건대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현재 건대신문사 기자들이 정하는 것이고, 장안벌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학우들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언하자면, ‘제도권 언론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자’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신문사에 있었을 때, 건대신문사 기자들의 애독지는 <한겨 레>,<한겨레21>이었습니다. 이것은 기자들의 기획, 기사 등 신문 지면으로 구현되는 수많은 것들이 기성 언론을 따라간다는 의미입니다. <한겨레21>에서 한미FTA를 반대하면 <건대신문>도 비슷한 논조, 기사 풀이 방식 등을 취하는 식이지요. 이런 경향을 탈피하고 <건대신문>만의 색깔을 보다 잘 드러내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학우들이 원하는 것을 신문에 잘 담아내야지요. 신문 지면은 이념의 우월성을 표현하거나 기자의 지성이나 지식을 자 랑하는 곳이 아닙니다. 독자가 궁금해 하는 것, 독자가 알아야 할 것들을 표현하는 곳이지요.곧 <건대신문>에 새로운 수습기자들이 들어옵니다. 신문사 선배로서 수습기자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신문사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늘 하는 이야기인데요. 간단해요. “재미있게 해라.” 아무리 옳고 좋은 행동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할 수 없어요. <건대신문>이 어떤 논조를 갖든 ‘재미있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꼭 그 말을 해주고 싶어요.방민희 기자 ryu2528@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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