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수의 찬성을 얻었지만, 등록기준 넘지 못해...

성소수자 인권동아리 'Cue The Felix'의 전동대회 발표 (사진ㆍ주연희 기자)

 성소수자 인권동아리 ‘Cue The Felix’가 중앙동아리연합회 신규 등록에 실패했다. 주된 이유는 익명 명단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지난달 29일 열린 전체 동아리 대표자 회의(전동대회)에 처음으로 성소수자 동아리가 신규 등록 인준을 신청했다. 하지만 등록 기준인 2/3의 대의원 찬성을 얻지 못했다. 출석대의원 70명 중 찬성 37명으로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지만, 반대 17명, 기권 16명의 표가 나왔다.

익명 명단 악용우려, 구체적인 활동 계획 부족 등 신규 등록 반대의견 제시 돼...

 Cue The Felix는 신규 등록에 대한 의결이 진행되기 전, 그간의 활동내역과 향후활동계획, 동아리의 규모 등을 발표하며 “개인의 성적 취향을 존중받을 수 있는 분위기 형성에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서지은(공대ㆍ화공4) 다솜모아 회장 대리인은 “사회적 소수자, 약자에 대한 인권보호에 구심점이 될 기대가 있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또, 황진서(정치대ㆍ행정2) 인문사회분과장은 “활동도 알차고, 성소수자의 인권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응원 한다”며 대의원들의 찬성을 부탁했다.

 하지만 양석원(정통대ㆍ인터넷미디어3) 워너 패밀리 회장은 “향후계획이 명확하지 않고, 부족해 보인다”며 등록반대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손승우(공대ㆍ전기공학3) 자연과학분과장은 “동아리로 등록되면 동아리방이 배정된다”며 “개방된 공간은 성소수자가 노출될 수 있고, 동아리 인원 명단이 익명으로 작성되면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등록에 걱정을 표했다.

 신규동아리 등록은 출석대의원 2/3의 찬성표를 받으면, 최종의결 된다. 이후 1년간 가등록 상태를 거쳐 정식동아리로 인준이 가능하다. 정식등록이 결정되면 연마다 동아리 총 인원의 명단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며 재등록과정이 필요하다. Cue The Felix는 이 과정에서 아웃팅*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Cue The Felix의 명단은 익명으로 작성되는 것을 전재로 신규 등록을 신청했다. 때문에 정식동아리를 유지하기 위해 거짓으로 인원을 추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윤재은(정치대ㆍ정치외교4) 동연회장은 “이미 몇몇 동아리에서 허위 명단을 만들어서 동아리 재등록에 사용해온 사례가 있어 왔다”며 “동아리 등록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할 것이며, 비록 익명 명단이라고 하더라도 회원가입이 확인가능하다면 앞으로 수용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Cue The Felix, “안타깝지만, 계속해 등록 노력할 것

Cue The Felix측은 “신규동아리로 인준되지 못한 것은 굉장히 안타깝지만, 기권표가 16명이라는 점에 집중하고 싶다”며 "기권표의 의미는 아직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부족한 결과기 때문에 우리가 노력한다면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들은 이어 “성소수자 관련 서가를 만드는 무지개서가 사업과 연간 사업인 잡지발간사업 등을 진행하며 의식개선에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999년 서울대에서 성소수자 동아리가 정식 인준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 6개의 대학에 성소수자 동아리가 등록돼 있다. Cue The Felix가 연합한 QUV는 전국 40개 대학 42개 성소수자 단체가 포함된 모임이다.

 이날 Cue The Felix와 함께 신규동아리 등록을 신청한 곳은 피아노 동아리 ‘선율’, 유기 동물 봉사동아리 ‘KUNIMAL’이었으나, 가등록에 성공한 곳은 선율뿐이었다. KUNIMAL은 기존 봉사동아리와 활동내역의 홍보과정에서 마찰을 빚는 등 문제가 제기됐다.

*아웃팅 : 아웃팅(Outing)은 커밍아웃과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성적 경향이 드러나게 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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