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201112월 이후 10년 만이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보궐선거를 잘 치른다면 선거 무산이라는 결과가 꼭 나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흘러가는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

내년 상반기에 진행될 보궐선거까지 총학생회의 역할을 대신할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 비대위는 학생회칙 상 선거가 무산된 후 일주일 내로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2주 동안 중앙운영위원회에는 단 다섯 단위만이 참석해 회의가 무산됐고, 논의 자체를 하지 못했다. 3주 만에 열린 회의에서 비대위원장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봤을 때 줌(ZOOM) 회의장은 정적만이 흘렀다. 결국 비대위원장도 뽑지 못한 채 제56대 중앙운영위원회의 임기 종료를 맞이하게 됐다.

빈약한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학생회칙도 문제다. ‘당해 연도 중운위에서 선출된 자가 비상대책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대표적이다. 중앙운영위원회 위원 중에서 한 명을 선출한다는 것인지,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이 아니어도 중운위가 찬성 의결만 하면 선출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2년간의 비대면 위주 운영을 마치고 대면 수업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학기가 시작될 때 학생들의 불편을 전달해줄 대표자가 필요하다. 2월 열리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대표들이 의견을 효율적으로 수렴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본부-학생 간 소통뿐만이 아니라 비대위가 없다면 학생회비 처리, 선거 진행, 학생회칙 수정 등 그 어떠한 것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가 없다.

지난 9월 현 총학생회 <:>에 대한 탄핵 여론, 11월을 뒤엎은 선거운동본부 <WAVE> 후보자 자질 논란은 모두 학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그 뒤에는 무관심만이 남았다. 자극적인 논란 후 건설적인 논의는 멈췄고, 남아있던 대표자들은 관망을 시작했다.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불씨는 꺼지고 만다. 복잡한 사람 간의 관계로 꼬여버린 학생사회지만 아직 시간이 남았다. 종강 이후 이뤄질 제57대 중앙운영위원회 1차 회의에서 비대위 구성에 대한 올바른 논의를 치르고 학생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결론이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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