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질 관계]
부제: 점
촬영 2021/09/20 경상북도 포항 양포 방파제
후지 필름 X100F s.s. 1/20000 F 5.6 ISO 1600
함께 일렁이며 오던 파도가 암석을 만나 부서지는 찰나를 담았다.
부서지며 하얗게 물방울이 튀는 모습을 잡고자 짧은 셔터스피드로 촬영했다.
사진의 노이즈와 후보정으로 넣은 그레인 효과를 통해 ‘점’을 강조했다.
먼바다로부터 함께 온 파도도 장애물을 만나 점이 되어버리는 순간, 함께였던
사이에서 어느 순간 점이 되어버린 관계를 형상하고 싶었다.
[얽힌 관계라는 놀이기구]
촬영 2021/08/05 경상북도 경주 경주 월드
후지 필름 X100F s.s. 1/550 F 5.6 ISO 200
놀이기구의 운행체가 중앙에 오는 순간을 담았다.
하늘의 색감과 노란 놀이기구의 색감의 어울림을 보면 눈이 즐겁지만
복잡하게 얽힌 레일과 정신없이 탑승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얼쑹덜쑹해진다. 많은 관계가 얽혀있고, 그 안에서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대 사람들은 매 순간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걸까.
[화려한, 하지만 발견은 내 몫]
부제: 불꽃놀이
촬영 2021/09/20 경상북도 포항 어느 산
후지필름 X100F s.s. 1/3200 F 2.8 ISO:1000
명절날 증조할아버지 산소가 있는 산을 등산하며 울창한 숲 사진, 자연과 어우러진 인물사진보다 나는 하나의 식물에 주목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산수유를 따느라 관심 밖이었던, 귀퉁이에 외롭게 있었던 식물. 이 식물에 나는 관심이 갔다.
보통의 경우, 본인보다 키가 작은 식물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다.
난 새로운 시각으로 관찰하고 싶어서 쪼그려 앉아 아래에서 위로 찍었고
배경보다 대상에 집중되도록 조리개 값을 최대한 낮추었다.
그러자, 불꽃놀이에서 폭죽이 터지는 장면처럼 화려한 모습이 담겼다.
내가 스쳐온 관계 중에서도 발견 못 한 화려한 관계가 있었을까.
[과거와 현재의 관계 속에서 나는]
촬영 2021/08/26 서울 종로구 광화문
후지필름 X100F s.s.1/40 F2.0 ISO 2000
낮의 광화문보다 밤의 광화문은 더 밝았다.
광화문은 1395년에 창건되어 2021년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다.
형상의 여부만이 존재의 유무를 결정지을 수 있을까.
나는 보이지 않는 것도 존재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어린이 시절 나의 외관은 현재 보이지 않지만,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
처럼, 지금의 나의 외관이 사라지는 미래가 오더라도 나는 존재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