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총회, 사무국연석회의 등 논의돼...

 지난달 28일 오후 2시부터 11시 경까지, 약 아홉 시간동안 ‘2016학년도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가 진행됐다. 2015년도 하반기 중앙기구의 예산 사용에 대한 감사결과가 보고됐으며, 주요 안건으로는 △단과대별 성평등위원회 설치 △학과 학생부회장 봉사장학금 액수 조정이 상정됐다. 또한 정기 학생총회가 폐지되는 등학칙도 일부 개정됐다.

총학생회 지원금 감사…동생대 영수증 40만 원어치 누락

 감사소위원회의 감사결과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15학년도 하반기 결산 중 동아리연합회와 동물생명과학대학 학생회의 총학생 회비 지원금 지출 영수증이 각각 25,850원, 405,000원어치가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윤재은(정치대ㆍ정외4) 동아리연합회장은 “동아리 행사 중 관리 미흡으로 분실한 것 같다”며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감사소위원회 처분에 이의 없다”고 밝혔다.

 권기창(동생대ㆍ축산식품4) 동생대 학생회장은 “지난 해 동생대에서 발생한 폐질환 사태 때문에 벌어진 건물 폐쇄ㆍ소독조치 도중에 영수증이 대거 분실됐다”고 해명하는 한편, “학생회의 관리미흡이 있었던 것도 분명하므로 감사소위원회의 처분에 이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누락된 영수증의 금액만큼 다음 학기 총학생회 지원금이 삭감되는 처분을 받게 된다.
 

학칙개정 논의 끝에 정기 학생총회 폐지

 이어진 학칙개정 논의에서는 △정기 학생총회 폐지 △사무국연석회의 학칙 신설 △오타 수정 등이 주로 이어졌다. 이 중 정기 학생총회 폐지에 대한 안건에서 많은 논란이 이어졌다.

 학생총회는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내 최고의결기구로, 규정상 전학대회보다 더 높은 권한을 갖는 의결기구이다. 지금까지는 매 학기 1회씩 열리는 정기총회와 총학생회장 또는 재학생 300명 이상이 발의한 안건에 대해 열리는 임시총회로 나뉘어 개최돼 왔지만, 발의된 개정안에 따르면 정기총회는 더 이상 열리지 않고 임시총회만 남게 된다.

 이세영(정치대ㆍ정외4)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은 “필요 안건이 있는 경우에만 열린다면 학생총회의 의미가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배수원(사범대ㆍ수교3) 수학교육과 학생회장은 “사범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학생 수가 적어 300명 이상의 학우들의 요청으로만 열리는 임시총회는 불리하다”며 정기총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박준영(생특대ㆍ생명과학특성화4) 학생복지위원장은 “2011년도 이후 정기총회를 연 경우가 한 번도 없어 위 조항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여태껏 총회가 열리지 않았지만 큰 문제가 없었기에 상관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박우주(경영대ㆍ기술경영4) 총학생회장 또한 “정기총회를 열었다가 학생참여가 미비해 개회가 반복적으로 무산되면 본부측이 학생총회를 가볍게 여기게 될 수 있다”며 개정안을 지지했다.

 논의 끝에 출석의원 81명 중 개정안 찬성 68명 반대 12명 기권 1명으로 정기총회는 폐지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에 일부 학생 대표자들이 정기총회를 연 1회로 축소해 유지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출석의원 87명 중 찬성 32명 반대 51명 기권 4명으로 부결됐다.(▷관련기사 참고)
 

 사무국연석회의 관련 학칙 신설에 대한 안건도 가결됐다. 사무국연석회의는 이미 지난 몇 학기동안 꾸준히 진행돼 정착된 상태였으나 관련 학칙이 마련돼 있지 않아 혼선의 여지가 있는 상태였다. 사무국연석회의란 전학대회 직후 일시적으로 열리는 특별회의로, 각 중앙기구의 재정담당자들이 모여 다음 학기 총학생회비 지원금액과 감사소위원회의 보고 결과에 따른 징계수위를 결정한다. 학생대표자들은 특히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회의에 당사자인 학생 대표들이 참석하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며 징계수위에 대한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단, 총학생회비 지원금 조정에 대한 회의는 사전에 의원들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
 

학과 부회장 장학금, 학년별 과대표보다 적다?

 그 밖에 주요 논의안건은 △단과대별 성평등위원회 신설 △학과 부회장 봉사장학금 액수 조정에 대한 것이었다. 단과대별 성평등위원회 신설은 지난 3월에 있었던 생환대 새터 성추행 사건 이후 학생사회 내에서 자정작용을 하기 위한 방침이다. 성평등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우리대학 양성평등상담센터의 성교육을 이수하며 각 단과대의 성 문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이 안건은 참석 의원 97명 중 찬성 90명, 반대 1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한편 학과 부학생회장이 학교로부터 제공받는 봉사장학금이 학년별 과대표가 받는 것보다 더 적은 액수인 것에 대해 장학금 액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안건이 상정됐다. 현재 학과 부회장들은 등록금 규모에 상관없이 15만 원의 고정 장학금을 받고 있는 반면, 학년별 과대표들은 20만 원의 고정 장학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대표자들은 논의 끝에 본부 측에 학과 부학생 회장을 위해 봉사장학금 규모를 더 늘려줄 것을 요청하기로 결정하고, 만일 이가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학과 학생회 임원 간장학금 비율을 조정하는 식으로 다시 논의 하자고 결론지었다.(▷관련기사 참고)
 

세월호 참사 관련 성명서 발표하자는 안건 발의…민감한 문제라며 난색

 회의 막바지, 기타 안건으로 ‘전학대회 명의로 세월호 참사 2주기 기념 성명서를 발표하자’는 내용의 안건이 발의됐다. 발의자인 황진서(정치대ㆍ행정2) 동아리연합회 인문사회분과장은 미리 작성해온 성명서 초안을 낭독하며 “대학생들을 포함한 국민 모두 세월호 참사의 간접적인 피해자인 만큼, 2주기를 맞아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 같은 것을 발표하는 것이 옳은 일인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대표자들은 전학대회에서 다루기엔 지나치게 정치적인 안건인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김기용(공대ㆍ생물공4) 공과대 부학생회장은 “사전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기타 안건으로 갑자기 너무나 민감한 문제가 발의됐다”며 “전체학생대표자의 명의를 성명서에 기재하는 문제는 이 자리에서 결정하기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황태문(문과대ㆍ국문3) 국문과 학생회장은 “진상규명이라는 표현에서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걸로 들렸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시점에서 회의 시간이 오후 11시를 넘기자 회의를 빨리 마무리하자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서동완(공대ㆍ유기나노3)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 학생회장은 “대표자들 대부분의 의견이 어느 정도 수렴된 것 같은데 빨리 의결하고 넘어가자”며 재촉했다. 김가희(글융대ㆍ융합인재3) 글로벌융합대학 학생회장은 “막차 시간도 다 돼 가고 대표자들도 점점 자리를 비우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면 좋겠지만, 이 상태에 선 정족수가 부족해 의결도 불가능하게 될 것 같다”고 발언했다.

 결국 이 안건은 논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고 폐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안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한 김무석(수의대ㆍ수의학4) 학우는 이로 인해 발언권조차 얻지 못하고 퇴장했다.(▷관련기사 참고) 기타 안건 논의가 끝남과 동시에 2016학년도 상반기 전학대회도 폐회가 선언됐다. 단과대별 요구사항은 자료집에만 수록된 채 논의되지 않았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