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Raoul dufy)의 회고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전시회로 910일까지 진행된다.

라울 뒤피는 기쁨의 화가라는 별명에 걸맞게 작품 속에서 선명한 색채와 밝은 리듬감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뒤피의 전시회는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전시회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뒤피는 트렌드에 민감한 화가로 당시 유행했던 화풍을 빠르게 접하고 장점만을 뽑아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모네의 영향을 받아 인상파 화가가 되기도, 마티스의 영향을 받아 야수파 화가가 되기도 했다. 음악에 조예가 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선율이 담긴 그림을 그린 뒤피의 작품에서는 여러 가지 화풍과 색채의 선율을 찾아볼 수 있다.

뒤피의 패턴을 사용해 제작한 의상 (폴 푸아레)과 가구
뒤피의 패턴을 사용해 제작한 의상 (폴 푸아레)과 가구/사진·정유진 기자

색채만큼 생생하게 만나는 원화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낮은 조도이다. 휴대폰 밝기를 최소로 해도 화면이 잘 보일 만큼 전시장 내부가 어두운데 이는 해외 반출이 어려운 수채화와 드로잉 작품의 원화가 전시돼있기 때문이다. 종이에 그려져 훼손이 취약한 원작을 보호하기 위해 대부분의 전시 코너의 조도가 낮고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 일부 작품의 경우 원작임에도 유리 없는 액자로 전시돼있어 붓 터치와 작품의 질감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다채로운 전시품

뒤피는 일러스트 목판화 카드 디자이너 패턴 작가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특히 뒤피의 패턴은 시대를 타지 않는 기하학적이고 미니멀한 것으로 유명하다. 전시장에서는 20세기 초 패션 거장인 폴 푸아레(Paul Poiret)가 뒤피의 패턴을 사용해 제작한 옷과 함께 그의 패턴을 사용해 제작한 커튼 카펫 스카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풍성하게 전시회를 즐기는 방법

이번 전시회는 무료 오디오 해설과 도슨트의 전시 해설 프로그램도 준비돼있다. 뒤피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화가이기 때문에 전시 해설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생애와 작품을 한 번에 조망한다면 더욱 풍성하게 전시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뒤피는 강렬함의 정도와 상관없이 개성을 유지하는 유일한 색은 파랑뿐이다라는 말을 남길 만큼 파란색을 좋아했다. 1, 2차 세계대전과 유럽의 대공황까지 경험한 뒤피는 작품을 통해 삶의 기쁨을 그려낸 화가로 남았다. 뒤피가 사랑했던 파랑을 테마로 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코로나 블루를 넘어 파란 색채의 선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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