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결식 복지 지속 위해선 안정적인 재정 확보 우선돼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지난 2017년부터 대학생들에게 아침밥을 먹는 습관을 갖게 하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천원의 아침밥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세종대학교(이하 세종대)와 건국대학교(이하 건국대) 또한 해당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각 대학은 621일과 1130일을 끝으로 사업을 종료했다.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는 세종대 학생들/사진 제공·세종대신문사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는 세종대 학생들/사진 제공·세종대신문사

긍정적인 평가 받은 천원의 아침밥

세종대는 지난 51일부터 621일까지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했다.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진행됐으며 하루에 300명으로 이용 학우를 한정했다. 시행 초반 하루 평균 방문 인원이 제공 가능 인원에 못 미치는 220명임을 파악해 이용 시간을 오전 930분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반면 건국대는 51일부터 진행 예정이었으나 운영이 가능한 식당을 찾지 못해 시행이 연기된 바 있다. 이후 530일부터 사업이 시행됐으며 지난달 30일 종료됐다. 건국대의 경우 운영 시간은 830분부터 930분까지였으며 120명 분량의 식사가 준비돼 있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경험한 홍혁재(건국대·미컴·23) 학우는 학교에 일찍 오는 날 천원의 아침밥을 애용했다평소에 먹는 패스트푸드처럼 자극적인 음식이 아닌 건강한 식단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천원의 아침밥을 경험하지 않은 최희주(세종대·경영·20) 학우도 균형된 식사를 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다면 앞으로도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이와 관련해 세종대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주관한 학생지원처(이하 학지처)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건국대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주관한 학생지원팀 또한 지난 1학기 사업 실행 후 진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사업의 성과를 밝혔다.

이에 지난달 27일 농식품부는 내년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43억여 원을 투입하는 정부안을 제출했다. 이는 올해 사업의 예산이었던 25100만 원보다 18억 원 이상 늘린 금액이다.

우리대학 천원의 아침밥/사진·정유진 기자
우리대학 천원의 아침밥/사진·정유진 기자

천원의 아침밥에 가려진 대학의 재정 부담

천원의 아침밥은 저렴한 가격으로 학우들에게 식사를 제공해 높은 관심과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을 감축하거나 중단하는 대학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농식품부 1,000학생 1,000대학 측의 차액 지원 구조로 운영 중인데, 정부의 지원금이 식당에서 요구하는 비용보다 현저히 부족해 대학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교육부가 천원의 아침밥 사업 참여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천원의 아침밥 운영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수도권 대학의 경우 참여 대학 44개교 중 15개교가 사업 축소를, 3개교가 사업 중단 의향을 밝혔다.

세종대도 지난 학기에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운영했으나 이번 학기에는 운영을 중단했다. 세종대 학지처는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나 학생들에게 좋은 식사를 제공하고자 한 학기 동안 시범적으로 운영했다고 전했다. 이어 타 자치구에서 대학에 관련 비용을 지원해 줬다는 소식을 듣고 광진구청에 2학기 천원의 아침밥 비용 지원을 요청했으나 관련 조례가 없어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사업 중단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광진구 통합지원 조례 범위에 세종대 학생까지 포함된다면,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지원을 지속한다는 전제 하에 학교 측 부담이 있더라도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 30일까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운영한 건국대 또한 사업 연장을 위해서는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건국대 학생지원팀 장형준 주임은 농식품부의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11월 말까지라 그 이후로는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천원의 아침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재원과 식당의 의지 두 요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광진구 급식 지원 조례, 대학 부담 줄어드나

현재 광진구의 급식 지원 사업은 관련 법률별로 대상자가 달라 분절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에 광진구의회는 지난달 7일 급식 지원 사업 대상자를 포괄적으로 지정한 서울특별시 광진구민의 건강관리를 위한 식생활 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광진구청은 해당 조례를 기반으로 시행 중인 급식 지원 사업 추가 급식 지원 사업 식생활 교육·상담 급식소 위생·영양 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진구 홍보담당관 언론팀은 향후 급식 지원 계획에 대해 기본 계획은 보건정책과에서 수립할 예정이며 급식 지원이 필요한 대상의 특성과 여건을 고려한 세부적인 사업은 각 부서에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건국대 이현출 대외협력처장은 내년에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다시 시작된다면 해당 조례를 근거로 광진구가 사업의 일부 금액을 부담해 대학의 금전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우리대학 천원의 아침밥 식권 발매기에 사업종료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사진·정유진 기자
우리대학 천원의 아침밥 식권 발매기에 사업종료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사진·정유진 기자

더 발전된 결식 지원 사업을 위해

이번 조례 제정은 앞으로 광진구에서 진행될 전반적인 결식 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천원의 아침밥 등 일부 사업은 식당, 대학, 지자체, 정부 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또한 해당 사업과 같이 이용자의 수요 및 외부의 지원 요소가 불충분할 경우 예산을 상정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불안정성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세종대 학지처에 따르면 세종대는 지난 학기 자체 예산이 부족했으나 무리하게 사업을 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학기는 광진구청 지원 없이 금액 증가를 요구하는 학내 식당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어 시행할 수 없었다며 지자체 지원의 필요성을 전했다. 건국대 학생지원팀 역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지원 인원을 늘리려고 했으나 절대적 수요가 없어 그럴 수 없었다며 학생 수요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밝혔다. 여러 외부적 요인이 얽혀 결국 복지 사업의 지속성에 불안을 초래한 것이다.

세종대 행정학과 곽창규 교수는 조례 제정을 통해 추진하는 급식 지원이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재정 확보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기초자치단체별로 상이한 재정 현황이나 정책 대상 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곽 교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경상비와 운영비를 대학에 전가하는 구조로, 지속 가능성에 한계가 있었다이번 조례 제정이 서울시 등 상위 정부의 서비스를 고도화시킬 계기로 작용한다면 향후 급식 지원 사업의 질적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제정된 조례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한 결식 지원 사업의 구축과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례 제정 이후 앞으로의 광진구 결식 지원 사업의 내용과 진행 방안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건대신문정유진·임나린·원예진·이혜주 기자

세종대신문문지원·김채원·당세희·김가은·전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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